원조(元祖)

- 사내들 화장실 풍경

by 김용기

원조(元祖)


- 김용기



빨리 빨리라는 말이

그냥 생긴 게 아니더라니까

화장실이 있고 사람이

두엇 서 있는 곳이라면 어김이 없어

사내들 참 급해

누가 있거나 없거나

입구 들어서면서부터

지퍼 열고 꺼내기 시작하더라니까

유심히 봤어

부끄러워하다니

아무렇지도 않게 소변기 앞에 섰고

이미 반쯤 나와 있다고 보면 돼

그게 뭐겠어,

그러니 마무리인들 잘 했겠냐는 거야

중간에 서두르다 보면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한 발 더"

"남자가 흘리지 말아야 할 것"

"제발 살려주세요"

이런 스티커

안 붙어 있는 화장실 본 적 있느냐고

빨리빨리의 원조가 분명해

뭐가 그렇게 급한지

사내들 아슬아슬 말이야

단절은 쉽지 않을 것 같아

애들 따라 하는 속도

여간 아니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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