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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못 생긴 그릴은 처음"…논란에도 출시된 이유?

by 더타이틀
8037_20111_138.jpg 신형 iX3. [사진=BMW]

새로운 BMW의 키드니 그릴이 디자인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신형 iX3의 그릴 디자인을 두고 "이렇게 못 생긴 그릴은 처음 본다"는 등의 혹평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BMW 디자인을 총괄하는 아드리안 반 후이동크는 이러한 여론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실제 지난 5일 열린 iX3 출시 현장에서 그는 “부정적인 댓글은 많았지만 판매 실적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왔다”고 말했다.


BMW가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은 디자인 논란이 아니라 실제 판매 데이터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8037_20112_149.jpg 신형 iX3. [사진=BMW]

BMW의 이 같은 자신감은 최대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지난해 BMW는 중국에서만 82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전체 판매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유럽이나 미국보다 훨씬 중요한 시장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반 후이동크는 “중국 소비자들은 여전히 큰 그릴을 원한다”고 설명했다. 대형 전면부 디자인이 단순한 미적 요소가 아니라 중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적 선택임을 강조한 발언이었다.

8037_20113_28.jpg 신형 iX3. [사진=BMW]

그러나 문제는 글로벌 고객 전체의 시각과 괴리가 크다는 점이다.


중국 소비자의 취향을 이유로 전 세계 소비자들의 불만을 외면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가라는 의문이 제기된다.


실제로 2022년 중국 판매는 79만대를 넘었고, 2024년에도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71만대 수준을 기록하며 단일 최대 시장 자리를 지켰다. BMW가 중국을 외면하지 못하는 이유가 분명하다.


반면 유럽과 북미에서는 불편한 기류가 감지된다.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의 미학적 정체성이 특정 국가의 수요에 종속될 경우 장기적으로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비판이다.

8037_20114_216.jpg 신형 iX3. [사진=BMW]

BMW의 해명 역시 논란을 증폭시켰다. 반 후이동크는 “대형 그릴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자율주행 기술을 위한 센서와 장비를 수용하기 위한 구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과도한 디자인을 기술 패키징으로 합리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제기된다.


기술적 필요성을 이유로 소비자 거부감을 무시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변화의 조짐도 보인다. 2026년 출시될 iX3는 기존 모델보다 절제된 크기의 그릴을 적용했다.


이는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 플랫폼이 지향하는 새로운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8037_20115_224.jpg 신형 iX3. [사진=BMW]

다만 BMW는 “모델과 시장 상황에 따라 다양한 크기의 그릴을 병행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중국 시장이 선호하는 대형 그릴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런 이유로 BMW의 디자인 철학은 글로벌 소비자의 공감대보다는 중국 시장의 수요에 더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끄준히 나오고 있다.


업계에서는 BMW가 소비자들의 목소리와 브랜드 정체성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향후 디자인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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