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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히기 어려운 '지' 띄어쓰기

의존명사 '지'와 어미 '-지'

by 카도

최근 유튜브 댓글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이 메시지보다 맞춤법에 더 민감한 것 같다는.


아주 짧은 감상글에 틀린 맞춤법이나 띄어쓰기가 있으면

온갖 비난의 댓글이 달리기도 한다.

심지어 '문법 나치'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니

참 웃픈 현실이다.


* '문법 나치'는 북미권에서 유행한 단어라고 한다. 나중에 주제로 다뤄야겠다.


아무튼!

많이들 헷갈리는 단어 중에서도

알고 나면 너무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지'와 '-지'의 띄어쓰기에 대해 알아보려 한다.


"밥 먹은지 오래됐다"와

"밥 먹은 지 오래됐다" 중에서 어느 게 맞는 표현일까?


먼저 정답부터 말하자면

"밥 먹은 지 오래됐다"가 맞다.


'지'와 '-지'는 뭐가 다른 걸까?


의존명사 '지'는 어떤 일이 일어난 때로부터 지금까지의 시간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의존명사라는 건 혼자서는 쓰일 수 없고 반드시 다른 말과 함께 써야 한다는 뜻이다. (의미적으로)


- 졸업한 3년이 됐어

- 이사 온 얼마 안 됐어

- 만난 하루 만에 친해졌어


어미 '-지'는 동사나 형용사 뒤에 붙어서 감탄이나 의문, 추측 등을 나타내는 문법 요소이다.


- 날씨가 참 좋! (감탄)

- 언제 올 모르겠어" (의문)

- 벌써 왔을도 몰라 (추측)


위 두 가지를 구분하는 쉬운 방법이 몇 가지 있다.


1. '시간'으로 바꿔보기

의존명사 '지'는 '시간'으로 바꿔도 문장이 자연스럽다.

- ✅ "결혼한 지 5년 됐어" → "결혼한 시간이 5년 됐어"

- ❌ "언제 올지 몰라" → "언제 올 시간을 몰라"


2. 띄어쓰기 체크하기

의존명사 '지'는 앞말과 띄어 쓰고, 어미 '-지'는 붙여 쓴다.

- "공부한 지 한 시간 됐어" (의존명사)

- "공부하지 않으면 안 돼" (어미)


3. 뒤에 오는 말 확인하기

의존명사 '지' 뒤에는 주로 시간과 관련된 표현이 온다.

- "시작한 지 + 오래됐다/얼마 안 됐다/한 달이다"


어미 '-지' 뒤에는 다양한 표현이 올 수 있다.

- "예쁘지 + 않니?/그래/마는"



발음상으로는 똑같이 들리고,

실제 대화에서는 구분이 잘 안 되다 보니

글로 쓸 때 더 헷갈리게 되는 것 같다.


언어는 소통의 도구이기 때문에,

문법적으로 정확한 것도 중요하지만

맥락상 이해가 되면 큰 문제는 없다고 본다.


하지만 정확한 표현을 알아두면

정보나 의견을 전달하고자 할 때

적어도 맞춤법 때문에

그 의도가 훼손되는 일은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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