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적인 말이나 진지한 태도에 대해 요즘 사람들은
'오글거린다'라고 표현한다.
'오글거리다'는 말은 벌써 10년도 더 된 것 같다.
한 10년 후에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될 수도 있으려나.
형태적으로 보자면 '오글거리다'는
'손발이 오그라든다'는 모습의 '오글'을 어근으로 쓰고,
'그런 상태가 잇따라 계속됨'의 뜻을 더하고 동사를 만드는 접미사인 '-거리다'를 결합시킨 형태이다.
웃기지만 '오글거리다'는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이미 등재되어 있긴 하다.
전혀 다른 뜻으로 말이다.
오글거리다
좁은 그릇에서 적은 양의 물이나 찌개 따위가 자꾸 요란스럽게 끓어오르다. ≒오글대다.
지금 이게 중요한 건 아니고,
문득 '오글거리다'는 표현이 재밌단 생각이 들었다.
엄청 직관적인 표현이다.
더구나 영어에도 'toe-curling'이라는 표현이 있다고 한다.
1. 극심한 당혹감을 유발하는
2. (특히 성적인) 흥분이나 자극을 유발하는
출처: https://en.wiktionary.org/wiki/toe-curling
어쩌면 손발이 오글거리는 건 인간 본유적인 표현일지도 모르겠다.
다만 요즘의 ‘오글거림’은
과장된 감정뿐 아니라
솔직한 감성까지도 미리 차단해버리는 말처럼 쓰이기도 한다.
이제는 '오글거린다'는 표현 없이는
감정을 말하기 어려운 상황도 있으니
더 없어지기 어려울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감수성과 낭만을 추구한다면
오글거림이라는 방패 대신
진지함과 감성으로 서로를 마주할 수 있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조금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