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새벽, 고양이 임보일기

서평을 빙자한 내 새끼주접

by 뚱냥이




2024.04.18 쓴 글



고양이 임보 일기



이새벽 지음


책공장더불어 출간



이 책의 부제는 새끼 고양이가 다섯이면 똥도 오줌도 다섯배! 이다. 하지만 내겐 이게 매우 공감이 가는데, 우리 집에는 무려 고양이가 열 일곱 마리나 살고 있기 때문이다. 이틀이면 20kg짜리 마대 자루가 가득 찰 만큼 배변 봉투가 나온다. 화장실 청소는 수시로 하고 있지만, 워낙 잘 먹고 잘 싸서 십 분만 안 치워도 금방 지저분해진다. 그래도 잘 자라고, 행복하게 잘 지내는 걸 보면 기쁨이 큰 걸 보면 나는 천상 고양이 엄마 아니겠는가.



작년 12월 우리 막내 둘이 고맙게도 아가냥 4마리를 출산해주어 겨울 내내 꼬물이 네 마리가 자라나는 기쁨을 한껏 누려온 내게 새끼 다섯마리를 키우는 전쟁 같은 임보 일기가 전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모든 새끼들은 다 사랑스럽고, -놀랍게도 벚꽃 구경 갔다가 산책로에서 길 잃은 새끼 뱀을 봤는데, 뱀인데도 새끼는 전혀 징그럽지 않았다. 지역이 독뱀으로 유명한 지역이라 손으로 만져서 수풀로 옮기지는 못했지만, 제법 귀엽다고 느끼기도 한 것 같다- 그 중에서도 새끼 고양이란 사람의 심장 어딘가를 고장내는 것 같은 극강의 귀여움이 있는지라, 나날이 피폐해지면서도 세 네 시간마다 깨서 분유 먹이고 끝없는 배변과의 싸움을 하는 작가에게 완전히 몰입해서 읽어버렸다.



우리 집에는 정말 다행스럽게도 막내였던 어미냥이가 굉장히 육묘를 잘 해줘서, 주입식 교육 만세- 출산 경험이 10번 이상 있었으리라 추정되는 교배묘 출신의 암컷 냥이가 임신 내낸 어미냥이를 끼고 앉아 출산에서 육아까지 abcd를 가르친 것 같다, 나는 작가처럼 세네 시간 밖에 못자는 경험은 별반 없지만, 워낙 어린 아가냥이라 설사만 해도 심장이 덜컥, 응아 상태가 평소와 다르기만 해도 덜컥, 4개월 차에 가까워지는 지금까지도 늘 살얼음판을 걷듯 노심초사하며 보내고 있다.



내 눈에 고양이는 다 사랑스럽지만, 요 예쁜 아기들은 생긴 것만큼이나 예민해서, 잠시만 방심해도 아프고, 다치기 일수이다. 그래서 작가가 좌충우돌하면서 육묘 하는 이야기에 무척이나 공감했던 것 같다. 새끼 때처럼 어미처럼 돌봤다면 분양하기가 더 힘들었을 텐데, 상실감을 극복하고 아이들과의 추억을 글과 그림으로 남겨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해주어 고맙다. 나는 내 아이들을 분양보낼 생각이 추호도 없지만, 자연의 이치에 따라 나보다 먼저 떠날 아이들을 떠올리자면, 애지중지 키워온 아이들을 보내고 허한 마음을 주체하지 못하는 작가의 모습은 내 미래의 모습과도 닮았다. 이미 떠나간 아이의 몫까지 살아 있는, 지금 내 곁에 숨쉬는 우리 아이들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되새기게 하는 글이었다.





봐도 봐도 미치도록 사랑스러운 내 아가냥이의 모습들이다



잘 자라나 고마워. 우리 집에서, 내 곁에서 태어나줘서 고마운 내 새끼들.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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