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렛

송광용 장편소설/ 나무옆의자

by 뚱냥이

송광용 작가님의 소설 아웃렛- 의도치 않게 버려진 고양이의 이야기를 읽고 작년 여름에 쓴 글을 수정 없이 올립니다. 수정하면 그때의 감정이 사라질 거 같아서요.






아웃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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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광용 지음

나무옆의자

2025.2.19초판1쇄

2025.4.28초독

254p/ebook구매



스레드에서 이 작품의 저자의 피드에서 출간 소식과 책 내용에 대한 소소한 미리니름을 본 뒤로 꼭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열 일곱 마리의 고양이를 키우는 냥덕후인 나는 사고로 집사를 잃고 길냥이가 되어버린 고양이의 스토리에 어떻게 마음이 가지 않을 수 있을까.


집사의 출판 기념회에 자전거 바구니에 넣어진 채 신나게 질주하던 하얀 고양이 아웃렛(원래 이름은 가을)은 갑자기 나타난 만취자 때문에 자전거가 넘어가며 풀숲에 떨어진다. 아웃렛의 집사는 경계석에 부딪친 충격에 기절하고, 아웃렛은 넘어간 자전거 근처에 머물면 될 줄 알았는데, 누군가 자전거를 가져가자, 자전거가 없으면 자신을 찾으러 오지 못할까 봐 자전거를 실은 트럭 위에 올라탔다가 낯선 재개발지의 아웃렛 매장 주차장에 불시착한다. 그리고 집고양이에서 이제 길고양이로서의 제2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 자신의 이름을 아웃렛이라고 바꾼다. 가을이라는 이름은 집사의 사랑을, 아웃렛에게 슬픔과 아픔의 기억을 불러일으키는 매개체가 되었기에.


하지만 아웃렛의 길냥이로서의 삶은 결코 평탄하지 않다. 그는 매장 주차장에서 또다른 집사를 기다리며 애교도 피우고 차량 위에서 쇼도 하지만, 아웃렛에게 사람들은 매정하다. 피부 질환이 생겨 털이 빠지고 못 먹어서 비쩍 마른 아웃렛은 사람들의 관심 밖이다. 어느 날 그런 자신의 모습을 본 아웃렛은 또다른 만남의 꿈을 버리고 아웃렛 주차장에서 달아난다. 쥐잡이로서라도 주차장에서 버티려 했던 아웃렛은, 자신이 살려주었던 쥐를 끝내 죽이지 못한 채 물고 나와 풀어주는 장면이 너무나 슬펐다.


아웃렛에서 그려지는 인간상은 상당수 부정적이다. 단지 아웃렛에게 잘해주냐 아니냐가 기준은 아니다. 길 위에 살아가는 생명이 보는 우리들이란 저런 잔인함, 무심함, 냉정함을 지닌 존재구나 싶어서 반성이 되었다. 길 위에 살아가는 생명이 아픈데, 치료해주는 게 아니라 더럽다며 내쫓기도 하고, 자기 일에 바빠지면 반려 동물을 외롭게 방치하고, 재미삼아 길 위의 생명을 죽이며 쾌감을 느끼고, 오랜 세월 함께 해온 반려묘가 사라졌는데도 가해자보다도 자기 아이를 못찾는 보호자며, 안락사 없는 시설을 운영하다가 개체수가 급증하자 빠르고 간편한 해결책인 안락사를 도입하는 등, 효율성과 경제적 논리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 하나하나에 깃든 우리의 얄팍한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내게는 참으로 입맛이 쓴 느낌이었다.


아웃렛처럼, 길 위에 살아가는 생명들은 나름의 생각이 있고 감정이 있는 살아있는 존재인데, 우리는 그들을 이 지구 위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로 받아들이고 있을까. 인간의 입맛대로 개발하며 산과 들, 자연을 파괴하면서, 서식지를 빼앗긴 이들이 인간의 도시로 스며드는 현상을 꺼리며 그들을 학대하고 그들의 개체수를 우리 입맛대로 알아서 조절할 권리가 있다고 우리는 손쉽게 생각하고 있지는 않는가? 지구는 인간의 것이 아니다. 인간이 다른 동물보다 뛰어난 점은, 우리에게 우리 이외의 생명과 나눌 수 있는 공감 능력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길 위의 생명들에 대한,근원적인 존중에서 비롯한 공생의 미덕이 정착된 사회가 되길 바란다. 그리하여 아웃렛처럼, 제리와 미키처럼, 아그네스처럼, 혹은 인간의 편의를 위해서 쫓겨나거나 죽어간 슬픈 생명들이 더는 없는 나날이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도해본다.


화, 수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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