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게 비지떡
카카오뱅크가 해외은행 지분투자로 900억 내외의 수익을 시현했다고 합니다.
이제는 태국에 이어 몽골에까지 진출한다고 합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60203057400002
해외투자에 성공한 금융기관들이 그간 많지 않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주는 기사입니다.
과거 근무했던 은행에서도 해외진출을 고려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5041408421
지금 생각해보면 돈을 벌겠다는 목적보다는 'CEO'의 업적 내세우기 중 하나였다는 생각이 드는데, 사실 그걸 비난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다만 기업의 목적은 '돈을 버는 것'에 있다는 걸 감안할 때, 손실이 나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물론 당장의 손실은 먼 미래의 성공을 위해 일부 포기할 수 있겠지만, 그렇더라도 10년 이상의 지속된 손실은 응원받기 힘들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이런 해외사업이 대부분 구색 맞추기로 변질된다는 것.

당시 해외진출 위해 모인 사람들을 보고 아연실색했는데, 전문가는 고사하고 기본 개념조차 제대로 안되어 있는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다보니 결국은 '값싸게 대외 홍보가 가능한 전략'에 매진하게 되었죠.
결국 빨리 현지 '인허가'를 받을 수 있는 미얀마에 해외 진출을 선언하는 최악의 선택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의 가장 '빨리'는 가장 '적은 돈'과 '적은 노력'의 동의어로 해석됨.
당시에 개인적으로는 아시아라면 '베트남', 유럽이라면 '영국'이 어떨까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베트남은 이미 국내 금융기관들이 진출해서 수익이 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죠.
성장기 시장으로 막 진입했다는 뜻이기도 했습니다.
경쟁은 조금 있겠지만 '수익'이 나기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안정화 기간이 줄어든다는 걸 의미하죠.
영국의 경우 초기 비용은 들지 모르더라도 '마이크로 파이낸스'와 해양금융 컨셉을 섞어본다면, 해외 사업의 첫 단추로는 더 나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국내에서 소비되는 골뱅이의 80% 이상이 스코틀랜드산임)

더군다나 브렉시트 이후 애매해진 영국의 국제 관계에서 아시아 자본의 유치는 일종의 자본 갈증 해결책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했죠.
물론 짧은 기간이지만 그곳에서 생활한 개인적인 경험도 작용했을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TF에서는 빠른 '라이선스' 획득이 가능한 미얀마로 방향을 틀더군요.
문제는 '마이크로 파이낸스'를 시도하는 사람들이 '그라민 은행'조차도 모르고 일을 시작했다는 겁니다.
이후의 시나리오는 말 그대로 재난에 가까운데, 개점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미얀마에는 군사 쿠데타가 발생했고 제대로 된 영업이 불가능한, 그야말로 '셧다운'상황에 직면하게 되었죠.

https://zdnet.co.kr/view/?no=20210201180335
'영업을 다시 하네 마네' 하더니 이후에는 엄청난 지진이 발생했습니다.
현지의 피해도 우려되지만 지금쯤 해외 은행의 실적은 또 얼마나 고꾸라져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https://news.tvchosun.com/site/data/html_dir/2025/04/04/2025040490157.html
혹자는 저의 비판에 이렇게 대꾸합니다.
"너무 결과로 판단하는 거 아닙니까?"
그런데 '돈'이 직결되는 기업 경영은 결국 결과로 판단되는 것입니다.
의도가 아무리 훌륭했다고 하더라도 말이죠. (물론 이 경우에는 의도도 그리 훌륭해 보이지도 않지만)
비판은 여기까지로 하고...
금융회사의 해외사업에 대한 관심들이 많은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 현재까지 유일하게 잘하고 있는 곳은 신한은행입니다.
이들의 베트남 법인의 실적이 눈에 띄는 것은, 아무리 운이 좋았다 하더라도 인정해 줄만 하다고 생각합니다.
들어보니 준비를 정말 많이 했다고 하던데 '역시나'입니다. (하지만 '땡겨요'는 아직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이 보입니다)
https://www.press9.kr/news/articleView.html?idxno=62543
결국 오늘의 제목처럼 '싼 게 비지떡' 입니다.
더불어 장기적 전략 없는 단기식 처방이 얼마나 기업을 위기에 빠뜨리는지 경계해야 하지 않나 싶어요.
무엇보다 단순한 이벤트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하다가는 결국 그 피해는 모두가 지게 되는 거라는 걸,
잊지 말아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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