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6월 11일의 그날처럼 어제 또 마음이 아파서
술을 많이 마셨네
식욕도 없고 아무것도 먹기 싫은데 술이 덜 깬 손으로 덜덜 떨어가며 끓인 콩나물국
분명 다 넣은 것 같았는데 먹다보니 싱거웠다
생각해보니 소금을 안 넣었네
방어기제와 위악으로 부풀려진 사람들의 그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한꺼풀씩 벗겨내보면 결국
순수한 사랑은 가장 소박한 형태로 남는다는 것을 알수 있다
젊음만큼 제멋대로인 게 있는가? 세상 물정 모르는 것 만큼 맹목적인 게 있는가? 그래, 나는 남들이 보기에 제멋대로 이고 세상 물정 모르는 순진한 여자처럼 보였겠지만
그 맹목적인 젊은 마음 때문에 로체스터씨를 사랑할 수 있었어. 그렇기에 나는 나의 어리석음에 후회하지 않아요
_ 제인에어
저녁 출근길에 꺼내 본, 예전에 기록해두었던 제인에어
구절을 읽으면서 콩나물국으로도 안깨던 술이 깨인다
문학이 주는 힘은 언제나 신선하고 감격스러울 뿐...
가을저녁 바람, 오래된 커피머신에서 내린 듯한 담배 재떨이
맛이 나는 뜨거운 커피, 조용히 뒤에 숨어서 사는 것이 취저인 나에게 귀하고 감사한 것들이 주어지는 계절ᆢ