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정

나 좀 봐달라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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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뉴월 감기, 아니 칠월 여름날에 감기를 걸려 버렸다. 주일에 에어컨 바람을 너무 많이 맞은 탓이다. 몇 일 동안 목이 칼칼하더니 이내 코감기에서 몸살감기로까지 발전했다. 다행히 겨울이 아닌 여름이라 몸살기운이 덜 느껴진다. 목소리는 완전 맹꽁이가 다 됐다. 다년간 감기 걸려 본 사람으로서 상태가 제일 안 좋아졌다는 것은 곧 나을 징조라는 것이다.

딸도 몇 일 전, 감기에 걸린 듯 싶다. 처음에는 내가, 그리고는 엄마에게 옮겨간 후, 딸이 물려받았나 보다. 콧물을 흘리고 가래도 끓고 기침도 많이 한다. 게다가 한 방울을 안 남기던 분유를 남기기 시작했다. 몸이 아프긴 한가 보다.
그래도 지금은 몸에 열이 하나도 없고 전 보다는 덜 하지만 식욕도 있다. 기침을 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는 딸을 보면서 하나님이 지켜주신다는 마음이 들었다.

처음에는 콧물 훌쩍하는 소리, 기침하는 소리만 들리면 민감해지다 못해 짜증까지 나기도 했다. 아프지 않으면 좋겠지만 갓난아기가 어찌 아프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앞으로 숱한 아픔과 상처를 경험해야 할 텐데 이것은 잘 겪어내야 할 일이지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내 안에 ‘아프면 안 된다’는 생각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었나보다. 이번 감기로 인해 딸의 면역력이 더 강해지길!

아파서 그런건지 요즘 저녁마다 잠투정이 심해졌다. 투정이 극에 달해진 후 언제 그랬냐는 듯 뻗어 잔다. 성인인 우리들도 아프고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짜증내고 민감해지는데 하물며 어린아기는 오죽할까. 이제야 정신이 번쩍 드는 것이 좀 더 잘 버텨줄 걸 그랬다는 후회와 미안함이 밀려온다. 그래봐야 몇 시간이었을텐데 말이다.

우리의 인생사도
가장 힘들 때,
가장 어려울 때,
가장 지칠 때,
곧 희망이 찾아오리라는 것을 안다면
그 어렵고 힘든 때를 잘 견딜 수 있으리라.
(201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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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1)


눈물로만

칭얼거림으로만

자신의 불편함과 힘듬을 표현한 때가 있었다.

그때는 받아주고

왜 그럴까 찾아보고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했다.


몇 년 뒤에는 말로 표현하기 시작했고

또 몇 년 뒤에는 짜증으로 표현하곤 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감당하기 쉽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몸이 힘들었다면

지금은 마음이 힘들다.


그러다가 퍼뜩 생각이 났다.

'아직도 애지?'

전두엽이 덜 자란

많이 자랐지만

자라야 할 부분이 더 많은

청소년.


투정을 부리면

왜 또 저래

하지 말고

뭐가 힘들었을까

한 번 쯤은

지켜보고

참아주고

이야기 들어주어야지

다짐해본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첫감기 #아빠가옮겨미안 #잠투정 #버텨줄걸 #지금도유효


토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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