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OICA 청년중기봉사단 이후 다시 한번 라오스에 가다. 개인 신분으로!
1. KOICA 소속의 봉사
2025년도 2월 말부터 6월 말까지 KOICA 청년중기봉사단 컴퓨터 교육 분야로 라오스 한라직업기술개발원에 파견되었다.
학생을 대상으로 웹 개발 수업을 주 강사로, 교원을 대상으로 비디오 편집 수업을 보조 강사로 활동했다.
웹 개발 수업은 웹 개발 프론트엔드 언어 HTML, CSS를 다뤘으며 AI를 활용한 웹 개발 그리고 vercel 플랫폼을 통한 배포의 커리큘럼으로 수업을 진행했다.
비디오 편집 수업은 Capcut이라는 영상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해서 컷, 자막, 전환효과, 음원 등의 기능을 소개 및 실습해 보는 수업을 진행했다.
또한, Canon EOS R50 카메라와 DJI Neo 드론을 활용해서 사진과 영상 촬영을 하는 실습도 해봤다.
KOICA의 소속으로 봉사하는 것들은 모두 순조로웠다.
봉사할 기관도 정해져 있고 수업 스케줄도 금방 준비되었다.
항공비, 매달 나오는 생활비, 준비된 숙소 등 그저 라오스에 가서 수업만 열심히 하면 되는 것이다.
2. 개인 신분의 봉사
하지만 개인 신분으로 라오스에 다시 돌아갔을 때 모든 것들을 내가 스스로 해야 했다.
통신사 개통, 숙소 예약, 사비로 생활비 지출, 항공비 등 여행으로 라오스에 간다고 생각하면 편하다.
라오스에서 거주를 위한 요소들은 그래도 해외에서 많이 살아봤기 때문에 크게 어렵지 않았다.
큰 문제는 내가 수업을 해야 할 기관을 발굴하는 것이 문제였다.
라오스 고등학생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봉사 프로젝트를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이전 KOICA 소속의 봉사 활동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IT 전공의 학생들이 기본적인 컴퓨터 활용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개인 봉사 프로젝트의 타깃을 "라오스 고등학생" 그리고 목적을 "디지털 리터러시 역량 향상"이라는 대략적인 주제만 잡고 입국했다.
봉사 기간은 4주로 10월 27일부터 11월 21일까지 총 4주 차로 계획했다.
각 주차별로 아래와 같은 계획을 세웠다.
1주 차 - 기획, 전자책 목차 개발, 기관 발굴
2주 차 - 전자책 개발, 수업 자료 제작, 수업 평가 도구 개발
3주 차 - 수업 진행, 수업 성과 측정
4주 차 - 성과 분석, 결과 보고서 작성
하지만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먼저 기관 발굴을 결국 못했다.
라오스에 있는 고등학교에 10곳 정도 문의 메일을 보냈는데 한 곳 정도 답장이 돌아왔고 그것도 결국 다른 부서로 전달해 준다는 말과 함께 소식이 끊겼다.
결국 3주 차가 시작했는데도 수업을 할 수 있는 기관을 발굴하지 못해서 계획을 변경하게 되었다.
"라오스어로 된 정보 리터러시 교육 콘텐츠를 만들어서 온라인에 배포를 하자."
먼저, 디지털 리터러시라는 영역이 너무 넓은 것 같아 정보 리터러시라는 영역으로 좁혔다.
그리고 대부분의 라오스 사람이 개인용 컴퓨터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이를 고려하여 스마트폰을 활용한 정보 리터러시의 교육 콘텐츠로 정했다.
교육 콘텐츠를 배포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라오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소셜 미디어 채널인 틱톡을 선택했다.
총 9편의 정보 리터러시를 위한 교육 콘텐츠 숏폼 콘텐츠를 만들고 틱톡에 배포했다.
각각의 영상들은 아래의 주제로 만들었다.
1. Google 계정 만드는 법
2. Google Drive 사용하는 법
3. Chrome 브라우저 사용하는 법
4. Google Docs 사용하는 법
영상을 만들면서 라오스어로 자막을 달기 위해서 Gemini(Google AI, 라오스어 번역을 그나마 잘함)를 이용했고, 그것을 2차로 주변의 라오스인 친구에게 검수를 받았다.
또, 중간에 라오스어 폰트를 알게 되어 그것을 적용했다.
3. 후기
개인 신분으로 봉사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어느 것에도 구애받지 않고 실용적인 봉사를 해볼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만든 교육용 콘텐츠의 퀄리티는 부족하고 노출도 잘 안됐다.
또, 계획했던 것들이 빈번하게 실패하니 봉사를 하려는 의욕도 쉽게 사그러갔다.
나를 평가하는 주체도 없어지니 스스로 잘하고 있는지 의문도 들었고 나의 편의에 맞게 계획을 미루기도 했다.
결국 실패라 볼 수 있는 이 봉사 프로젝트는 그럼에도 나에게 가르침을 주었다.
만약 정말 제대로 개인 봉사 프로젝트를 해보고 싶다면 혼자의 힘으로 부딪히는 무모한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나는 KOICA가 미리 발굴한 기관을 이용하여 나의 프로젝트를 협력할 수 있었다.
이미 봉사를 했던 기관인 한라직업기술개발원도 있었고 그 외의 다른 학교의 직원들과도 안면을 튼 적이 있다.
하지만 나는 그런 인적 네트워크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국제협력"이라는 것이 "협력"이 정말 중요한 요인인데 나는 오로지 나 혼자서 뭐든지 다 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실패에 대한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요인은 협력의 부재라 생각한다.
만약 다시 한번 개인 프로젝트 봉사를 시도한다면 나는 현지에 파견되기 전에 협력할 수 있는 KOICA와 같은 국제개발기구에 나의 프로젝트를 소개하고 어떤 것들에 관하여 협력이 명확히 필요한지 그리고 내가 그곳에서 무엇을 어떻게 언제까지 그것을 왜 하는지 등을 명확하게 제안해 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