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관찰자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저절로 어른이 되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마음가짐도 자연스레 성숙해 있을 것이라 기대했습니다. 물론 모두가 저와 같지는 않겠지만, 스스로를 돌아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생각이 듭니다.
인간은 가을에 수확하는 벼처럼 눈에 보이는 열매 맺는 삶을 살 수는 없는 걸까요? 같은 실수와 같은 유혹 속에서 방황하다가도, 다시 일어나 돌아보면 전보다 겨우 1cm 정도 앞으로 나아간 상태이기도 합니다.
작년에 아이가 태어난 후 쓴 육아일기를 다시 읽어보면, 아이의 성장을 지켜보는 동안 나 또한 아이와 함께 성숙해졌음을 느낍니다. 그래서 이제는 나를 위해서도 아이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다시 관찰하기로 했습니다.
아버지라는 ‘사회적 명칭’이 아니라, 인간이라는 ‘자연적 명칭’ 속에서 나와 아이의 성장을 함께 나누며, 인간이라는 존재의 여러 측면 중 하나를 알아가 보고자 합니다. 설령 평생 그 한 부분만 알게 되더라도 그것은 큰 수확일 것입니다.
한 살이 된 아이는 오늘도 내게 넘치는 애정을 쏟아줍니다. 이 애정은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신비한 힘입니다. 그 힘에 이끌려, 나는 오늘도 육아 매거진을 이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