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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사원철학자 Jul 20. 2024

[1장] “숭고와 아름다움의 이념의 기원에 대한 철학적

지식은 실제적 지적 활동을 요구합니다

기존의 상식을 깨우치는 버크의 방법은 간단했습니다. 많은 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우리의 사고(思考)의 전환을 요구합니다.   


“그 문제를 구성하고 있는 각각의 요소들을 구별하여 하나씩 자세히 조사”(47)

“비교”(48)

“가정이 아니라 실험에 근거한 이론”(49)


버크는 [숭고와 미]의 서론에서 자신의 논거 방법을 설명합니다. 추상적이고 형이상적인 이론에 근거하지 않고, 18세기 영국의 철학자 존 로크의 경험론적 방법을 따라 구체적 일상에서의 관찰을 통해 자신의 주장을 펼쳐 나갑니다. 즉, 경험론적 관찰을 통해 인간을 고찰합니다.


그는 인간이 가진 능력을 세 가지로 열거합니다. “감각 능력”, “상상력”, “판단력”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능력이라는 전제 위에 인간에 대해서 설명합니다.


[감각 기관] 

“모든 인간들에게 감각 기관의 구조는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54)


우리는 오감을 통해 외부의 사물들을 인식합니다. 어떠한 사람에게도 감각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혹시나 인간의 감각 기관을 부정한다면 우리는 서로가 느끼는 감각적 느낌에 관해서는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겁니다. 미각(Taste)에 관한 예를 들자면, “식초가 신 맛이 나고 꿀은 달콤하며…” 이러한 감각에 서로가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어떠한 대화도 계속될 수 없을 것입니다.


[상상력] 

“감각 기관을 통하여 사물들을 받아들이는 방식과 순서대로 그것들의 이미지를 떠올리거나 이 이미지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원래와는 다른 순서에 따라 자기 마음대로 결합하는 일종의 창조적 능력”(59) 
“상상력은 공포와 희망, 그리고 그것들과 결부된 모든 감정들이 나타나는 영역이기에 기쁨과 고통이 나타나는 가장 광범위한 영역이다”(59)


감각 기관으로부터의 자극은 우리들에게 인상을 남기며 관념을 만들어 내면에서 쾌감/불쾌감을 느끼게 합니다. 감정에도 감각 기관과 동일하게 사람들 사이에서 일치하는 면이 있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버크가 관찰하기에는 상상력은 “감각 기관의 대변자”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많은 경험 속에서의 감각 기관의 지식의 축적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만족감을 주며 서로에게 공감을 느끼게 합니다.


[판단력] 

“감성적 능력을 뜻하거나, 상상력의 산물들이나 고상한 예술 작품들에 대해 판단하는 정신적 능력”(54)


버크는 감각 기관과 상상력의 결과로 우리는 감성적인 판단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합니다. 훌륭한 예술 작품을 탁월하다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좋은 판단력인 동시에 “좋은 취미”를 가진 사람입니다.


버크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 속에서 공통적으로 위의 세 가지 능력들을 소유하고 있으며 그 능력들은 따로따로 떨어져 있지 않고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관찰합니다. 이러한 논거는 형이상적인 개념을 가정한 것이 아니라 버크가 보고 듣고 느낀 경험적 사실들을 비교하고 유사한 사실에서 일반 원리를 추론해 나갑니다. 동시에 자신이 추론한 원리를 인간 사회에서도 적용되는지 끊임없이 비교하며 논 거하고 있죠. 이러한 버크의 연구자에 대한 태도는 [숭고와 미]의 전반적인 부분에서 보입니다.


특히 위의 인간의 세 가지 능력은 "취미론"이라는 당시 영국에서 유행했던 철학적 주제였습니다. 버크에게 있어 취미론은 감정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들의 태도나 성격, 행위나 의도, 인간들 사이의 관계, 가치와 악덕”과 같은 판단 능력을 향상하는 어떠한 근본 원리를 발견하기 위한 시도였습니다. 그는 경험의 확장과 그에 따른 지식의 확장이 단순한 지식의 양만 커지는 것뿐만 아니라 실제적으로 인간의 삶에 깊숙이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에 대해 경험적으로 깨달았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버크는 자신의 취미에 대한 의견을 [숭고와 미] 2판 서론에 덧붙였던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숭고와 미]의 내용을 살펴보기 전에 서론을 보면서 버크가 [숭고와 미]를 출판하게 된 의도를 조금은 파악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이성보다는 감정의 영향을 더 받으며 감정에 대한 고찰은 인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감정에 관한 보편적 원리는 개인의 판단 능력의 향상과 인간 사회를 발전시키는 초석이 된다는 믿음이 보입니다. 단순한 미학의 이론서를 저술하기보다는 당시 개인들의 판단력을 향상하기 위한 지적 활동의 일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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