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에 대하여

내 안의 작고 단단한 믿음

by 노멀휴먼

자신감은

한순간에 생기는 게 아니었다.

누군가는 유쾌한 농담으로 분위기를 주도하고,

누군가는 발표 자리에서도 침착하게 말을 이어가며

당당함을 보여준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볼 때마다

조용히 주눅 들곤 했다.

말수도 적고,

무대체질도 아니고,

누군가 앞에 서는 것보다

그늘진 구석에 앉아있는 게 더 익숙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오래도록,

자신감은 나와는 거리가 먼 단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게 착각이었다는 걸 알게 됐다.


자신감은

내가 나를 믿는 힘이라는 걸.

누구에게 보여주지 않아도

내가 나를 향해 조용히

“괜찮아, 넌 할 수 있어”라고

속삭이는 것부터가

자신감의 시작이라는 걸.


돌아보면,

그런 순간들이 많았다.


낯선 부서로 발령받았을 때,

주제도 모호한 보고서를 작성해야 했을 때,

혼자서도 해내야 하는 일이 생겼을 때.


그때마다 겉으론

“아 네, 해보겠습니다”라고 했지만

속으론 수십 번씩 흔들렸다.


밤늦게까지 자료를 찾고,

혼자 연습하고,

수정하고 또 고쳐가며

‘조금 더 나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때

비로소 작은 자신감이 피어났다.


자신감은

내가 나를 위해 쌓은 시간의 무게다.


누군가 대신 만들어줄 수 없고,

칭찬 몇 마디로 생기지도 않는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실수하고 깨지고 부딪히면서

내 안에 자리 잡는다.


20대 때는

자신감이란 화려한 말솜씨나

당당한 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직장생활에 익숙한 지금,

나는 안다.

진짜 자신감은

조용히, 그리고 오래 쌓이는 것이라는 걸.


누가 보지 않아도 묵묵히 일하는 힘,

실패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태도,

작은 성공을 반복하며 나를 인정하는 마음.


그 모든 게

내 안의 자신감을 키워주는 씨앗이었다.


나는 아직도

완벽하게 자신 있는 사람이 아니다.

지금도 발표 전엔 손이 떨리고,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땐

혼자서 여러 번 되뇌며 마음을 다잡는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나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불안한 마음을 억지로 지우지 않아도,

두려움을 숨기지 않아도,

그 감정들과 함께 걸어갈 수 있다는 사실이

오히려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자신감은

“나는 뭐든 할 수 있어”라는 외침이 아니라,

“실수해도 괜찮아, 다시 해보면 돼”라는 다짐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고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를 바라보며

조금씩 나아지는 걸 느낄 때

비로소 자신감은 내 안에 뿌리내린다.


그래서 요즘은

남의 박수에 목마르지 않으려고 한다.

잘했다는 말보다,

스스로에게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고

말해주는 걸 더 소중히 여긴다.


그 한마디가

나를 흔들리는 하루 속에서

다시 일어서게 해 주니까.


자신감은 결국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느냐에 달려 있다.


스스로를 인정할 수 있는 사람,

실수했을 때 자책 대신 다독일 수 있는 사람,

조용히 나의 걸음을 지지해 줄 수 있는 사람.


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리고 지금,

조금씩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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