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에 대하여

불안 속에서도 걸음을 내딛는 마음

by 노멀휴먼

살다 보면,

마음이 이유 없이 무거워지는 날이 있다.

잘못한 일도 없고

딱히 나쁜 일이 생긴 것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조용히 겁이 난다.


그럴 때,

나는 마음속에서 ‘두려움’이라는 단어를 꺼낸다.

표현하지 않으면 괜찮은 척 넘길 수 있지만

사실은 나도 모르게 움츠러든다.

내일이, 사람들의 말이,

그리고 무엇보다 나 자신이.


두려움은 종종 아주 조용히 시작된다.

“괜찮을까?”

“실수하면 어떡하지?”

“이번에도 안 되면?”


그런 질문이 하나둘 마음속에서 자라나

어느 순간 거대한 벽처럼 나를 막아선다.

하고 싶은 게 있어도,

가고 싶은 길이 보여도,

두려움 앞에서 우리는 멈춰 서게 된다.


나는 직장생활을 하며

수많은 선택 앞에서 두려움을 마주했다.


새로운 부서로 발령이 났을 때,

전혀 모르던 분야의 일을 맡았을 때,

아무도 확신해주지 않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그때마다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너는 이 일에 어울리지 않아’,

‘결국 실패할 거야’라는

낯익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두려움은 나를 주저하게 만든다.

하지만 동시에

두려움을 느낀다는 건

그만큼 그 일이 내게 중요하다는 뜻이라는 걸

조금씩 배우고 있다.


대충 사는 일 앞에서는 두렵지 않다.

포기한 일 앞에서도 두렵지 않다.

그런데 진심을 담고 싶은 일,

잘 해내고 싶은 관계 앞에서는

자꾸만 마음이 떨린다.


그 두려움을

예전에는 부끄럽게 여겼다.

무능력하다는 증거처럼 느껴졌고,

남들은 잘하는데 왜 나만 겁을 내는지

자꾸만 나를 작게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두려움을 부정하지 않고 인정하는 게

내가 나를 지키는 첫걸음이라는 걸.


“나는 지금 무섭다.”

“하지만 그럼에도 이걸 해내고 싶다.”

그렇게 마음속으로 되뇌는 것만으로도

두려움은 조금씩 작아진다.


사람들은 강한 사람을 좋아하지만,

나는 이제

두려움을 인정할 줄 아는 사람이

더 단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자기감정을 똑바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

그게 진짜 강함 아닐까.


두려움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 감정 속에서도

우리는 여전히 앞으로 걸어갈 수 있다.


작은 변화 앞에서 망설이고,

새로운 시작 앞에서 심장이 두근거려도

그 모든 떨림을 안고서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용기다.


내가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스스로에게 건네는 말이 있다.


“괜찮아,

지금 네가 느끼는 건 자연스러운 감정이야.

모든 게 완벽하지 않아도 돼.

그냥 조금씩 앞으로 가면 돼.”


그 말을 듣고 나면

조금은 숨이 트인다.

두려움은 없애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같이 걸어가야 할 마음이라는 걸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나는 지금도 두렵다.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

지금의 선택이 맞는지,

내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지.


하지만 이제는 두려움을 탓하지 않는다.

그 감정이 나를 더 신중하게 만들고,

더 진심을 다하게 해 주니까.


두려움은 나를 위축시키지만,

또한 나를 더 깊게 만든다.

그 감정을 지나

나는 조금씩 단단해지고 있다.


그러니,

오늘도 나는 두려움을 안고

천천히, 그러나 분명하게

내 삶을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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