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 3> 최재훈 / 옥효진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2024)
[My Review MMLXXXI / 샌드박스스토리 키즈 3번째 리뷰] 어린이들에게 '조기 경제교육'을 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긴 하지만, 어린이들에게 '경제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서 손수 돈을 벌어 볼 수 있게 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것인지 고개를 갸우뚱하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뭐, 어린이들도 아주 돈을 쓰지 않고 살 수는 없으니, 자기가 쓰는 용돈 정도는 직접 벌어서 쓰게 하는 것은 누구도 반대하지 않는 '적정 수준의 돈벌이(장사)'일 것이다. 그런데 '돈벌이'라는 것이 모두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지 않은가? 누구는 한 달에 10만 원 정도를 벌었다면, 어떤 이는 한 달에 20만 원 손실을 볼 수도 있다. 개중에 초대박을 쳐서 한 달에 500만 원 이상의 순수익을 거뒀다면 어쩔 것인가? 또는 쫄딱 망해서 과도한 대출에, 위험천만한 사채에, 피싱 사기까지 당해서 1000만 원 이상의 빚쟁이가 된다면 어쩔 것인가 말이다. 거기다 부모의 경제력에 따라서 누구는 '초기 자본금'이 재벌급인데 반해, 누구는 '맨땅에 헤딩' 수준이어서, 공정한 경쟁조차 할 수 없게 만든다면 애초에 '경제교육'이라는 의도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교육'을 빌미로, '또 다른 완전경쟁시장'을 오픈하는 어리석음을 저지르고 말 것이다. 애초에 어린이들에게 이런 과도한 경쟁을 주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니 하는 말이다.
그런 차원에서 옥효진 선생님이 펴낸 <세금 내는 아이들>은 정말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었다. '미소'라는 학교 교실에서만 쓸 수 있는 가상화폐를 만들고, 아이들이 '직업선택'을 해서 손수 월급도 받고, 받은 월급으로 '합리적인 소비'도 하며, 자신이 가진 '자본금'으로 사업을 시작할 수도 있고, 투자도 할 수 있으며, 보험도 가입하고, 기부도 할 수 있는 등등 한 국가 안에서 벌어지는 '실물 경제'를 직접 체험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은 그 책의 '만화 버전'으로 펴냈지만, 더 자세하고, 더 꼼꼼하게 재연하여 어린이들로 하여금 '경제란 무엇인지?' 좀 더 깊이 있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며 놓았다. 특히, 3권에서는 '부동산 매매', '세금 횡령', '경제 위기 극복 방법' 등 <세금 내는 아이들>에서는 다루지 않았던 경제 교육도 다루고 있어서 더욱 유익할 것이 틀림없다.
무릇, 경제란 어른이 되면 자연스럽게 알아갈 내용들인데, 초등학교 5학년 아이들을 대상으로 너무 호들갑을 떠는 것은 아니냐고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는 어른들도 해결하기 힘든 '국가 경제 위기'의 내용을 다루며, 아이들이 직접 '국무회의'를 거쳐서 위기극복방안을 내놓길 바라는 내용은 너무 과하다는 지적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내놓을 위기극복 방안이라고 해봐야 너무 '이상적'이고, '낭만적'이며, '교과서'에서 이미 배운 내용대로 '모범답안'을 내놓듯 짜여진 각본이 아니겠냐는 타박도 나올 수 있겠다.
물론, 그럴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이라는 것이 완벽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렇기에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는 격언을 모티브로 삼을 수밖에 없다. 그런 차원에서 아이들이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을 잘 숙지해서 '모범답안'과 다를 바 없는 정답을 외서 답한다고 타박할 것은 못 된다. 그리고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공정'한 경향을 보이고, '더 정의'를 중시하며, 어른들보다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기도 한다. 그래서 종종 어른들이 풀지 못한 숙제를 어린이들에게 슬쩍 물어보고 기대하는 면도 없지 않다. 그리고 정말 '우문현답'과 같은 좋은 해답을 내놓는 경우도 꽤 많다. 그런 그런 답을 현실에서 바로 써먹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도 그럴 것이 어린이들은 어른들의 '복잡한 세계'를 아직 알지 못하고, '권모술수(속임수)' 따위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을 전혀 감안하지 않은 천진난만한 해답을 내놓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어른들이 정말이지 부끄러워 숨고만 싶어질 정도다.
그래서 이 책 <세금 내는 아이들의 생생 경제 교실>에서 다루는 경제 교육의 내용은 '교과서'적인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는 아쉬움이 있다. '만화 버전'이다보니 책을 읽고 떠올리는 '상상력'도 발휘하기 힘들어서, '경제개념'을 그대로 이해하고 달달 외는 정도에서 그칠 것이다. 그럼에도 이 책만의 장점을 꼽으라면, 다른 '어린이경제 교육도서'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 하는 고민만 잔뜩 만들지만, 이 책은 그야말로 '어린이경제교육의 정석'을 쉽게 이해하는데 역점을 두었다는 점이다. 제대로 된 '경제개념 교육도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