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들레르의 이 시만큼 수없이 애송되는 시도 없을 것이다.
특히 '술자리'에서 말이다.
월요일에는 원래 술 마시는 날이고,
화요일에는 화를 풀러 술 마시는 날이고,
수요일에는 술술 술이 들어가서 술 마시는 날이고,
목요일에는 목까지 차오를 때까지 술 마시는 날이고,
금요일에는 금방 취하니까 술 마시는 날이고,
토요일에는 토 나올 때까지 술 마시는 날이다.
왜 일요일은 없냐고? 술집 주인도 하루는 쉬어야 하니까.
일요일에는 일찍 집에 들어가서 술 마시는 날이다.
나도 한때는 술을 잘 마셨다.
날마다 마신 것은 아니고 '연중행사'처럼 1년에 한두 번 정도 마시지만
늘 취할 정도로 마시진 않았다.
소주 5병, 맥주 1만피처, 막걸리 3주전자 정도...
물론 섞어 마신 날에는 숙취가 지독하긴 하지만 어디 가서 술 못 마신다는 소리는 듣지 않았다.
하지만 그 좋아하던 술을 딱 끊었다.
첫째는 '건강' 때문이었고, 둘째는 '돈' 아까워서 였고, 셋째는 마셔도 마셔도 '취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늘 주정하고, 쩔어서 길바닥에 누워버린 애들을 집으로 돌려보내는 일을 도맡아 하곤 했다.
늘 얻어 먹어서 미안하다고 이번엔 술 한 잔 사겠다고 데려가 놓고서
지들이 먼저 취해 '술값'은 늘 내 몫이었다.
그런 주제에 술 깨고 나면 돈 내는 놈들이 없었다.
언제나 다음 번 술은 자기가 사겠다고 허언장담을 할 뿐이다.
그래도 술 한 잔 함께 나누는 친구들이었기에 아까울 정도는 아니었다.
그런데 내가 술을 딱 끊으니 이것들이 연락도 딱 끊어버렸다.
세상 가장 쓸모 없는 놈들이 '술친구'라는 걸 깨달은 순간이다.
술도 안 마시면서 안주만 축내는 것은 실례라나?
언제 지들이 술값을 냈다고 안주 타령이냐?
암튼 술을 끊으니 쓸데 없는 '인간쓰레기'들이 싹 정리가 되더라.
그러나저러나 '취함'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같은 맥락이다.
흠뻑 취해야 뭐든 취할 수 있는 법이니까.
이 따뜻한 봄날.
나는 사랑에 취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