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필사] 92. 인간실격의 조건, 도덕교육의 부활

by 또 다른 나
KakaoTalk_20250314_215046690_01.jpg

아이들에게 '체벌'은 꼭 필요할까?

다자이의 <인간실격> 내용과는 상관이 없긴 하지만, 기왕 '상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으니 하는 말이다.

나는 감성이 여리고 예민한 성격이다.

지금이야 성인이 되어 '한 덩치'하고 힘을 얻었으니 여린 감성과 예민한 성격에도 휘둘리지 않았지만,

어릴 적에는 호리호리한 몸에 겁도 많았기에 누가 싸우는 모습만 보아도 눈물을 흘릴 정도로 엉엉 울곤 했다.

그런 나에게 아버지는 너무 무서운 분이셨다.

툭하면 사내자식이 눈물을 보인다면서 매타작을 하셨고, 사흘이 멀다하고 부부싸움도 잦았다.

철 모르던 일곱살 어린시절까지는 꽤나 해맑았다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엄한 아버지 밑에서 한껏 주눅이 들었던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부터 '웃음'을 잃었다.

적어도 아버지 앞에선 웃지를 않았다.

무슨 이유로 또 매를 맞을지 몰랐기 때문이다.


내 또래의 사람들은 '체벌'이 일상이었을 것이다.

집에서도 맞고, 학교에서도 맞고, 군대에서도 맞고, 직장에서도 맞고,

가난해도 맞고, 못 생겨도 맞던 시절이었으니 말이다.

오죽하면 일제시대가 아닌데도 "조선놈과 테레비는 맞아야 제정신을 차린다"는 말이 나돌 정도였다.

왜 이렇게 때리는 걸 좋아했을까?


그래서 '인권교육'을 강화시켰고,

이제는 누구에게도 '때릴 권리'가 없고, '맞아야 할 이유'도 없다는 것을 '법률'에 명시하기도 했다.

그렇게 체벌은 우리 사회에서 멀어지는 듯 싶었는데...

요즘엔 다시 '체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른바 '촉법소년법'을 빌미 삼아 미성년자 범죄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란다.

또한, '학교내 폭력'이 만연하고 있고, '왕따 문제'도 엄청 심해졌단다.


이를 바로 잡을 '전인교육'은 온데간데 없고,

오로지 '대입'만을 위한 점수따기 경쟁만이 학교의 유일한 존재 목적이 되고 말았다.

또, 그렇게 '공부하는 기계'가 된 아이들이 성인되어서 나라꼴을 엉망으로 만들고 있다.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하는데도 '돈'이면 뭐든 다 할 수 있다는 망상이 우리 현실을 좀먹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예전에는 '체벌'이 있어서 '전인교육'이 가능했다(?)는 논리는 펴는 이들도 있는데,

말도 안 된다. 절대 '폭력'은 용납할 수 없다.

더구나 '상처'받기 쉬운 아이들의 정서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체벌'은 필연코 금지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훈육'은 어떻게 하란 말인가?

옛날 훈장선생님들도 때리는 쾌감을 즐겨서 '회초리'를 든 것이 아니었다

아주 촥촥 감기는 손목 스냅으로 아이들의 허연 종아리에 가로줄무늬를 만드는 것이 좋아서 때린 것이 아니다.

아이들의 아픔을 가슴에 새기면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자신'에게 더 큰 아픔을 새기기 위해

눈물을 참고 회초리를 든 것이다.

또한 학생들도 그런 선생님의 마음을 알기에 매를 맞으면서도 자기 잘못을 '반성'할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런 마음 없이 '폭력, 그 잡채'를 즐기는 몇몇 변태들 때문에 체벌이 사회문제로 도마에 올랐고,

이를 전면금지시키는 방향으로 매듭지은 것이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인간 같지 않은 인간들'을 어찌 가르치면 좋겠는가?

우선, 도덕교육을 다시 강화시켜야 한다.

도덕은 법을 따지기에 앞서 먼저 '인간을 바른 길로 인도하는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그리고 잘못을 저지르면 스스로 반성할 줄 아는 훌륭한 인간으로 만들어 준다.

마지막으로 '도덕'을 지키지 않는 사람에게 부끄러움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는 역할도 한다.


오늘날의 서양을 보라.

그들은 '도덕'을 잃어버리고 '욕망'만 앞세우다 도리어 '범죄자들의 소굴'이 되고 말았다.

지금의 대한민국도 보라.

돈만 있으면 무슨 짓을 해도 다 되고, 그 돈으로 '권력'까지 거머쥐면 못할 짓이 없다고 여긴다.

심지어 '자기가 저지른 잘못'조차 '피해자가 무식해서 잘못 이해한 것'이라면서

그들의 무식함을 깨우쳐주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며 '계몽적(?) 폭력'을 했을 뿐이라면서

자신의 폭력을 정당화(?)한다.

그리고 이게 또 먹혀들어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과거의 선생님들이 아무런 이유도 없이 아이들이게 '체벌'을 가하고서는

"이게 다 너희들 잘 되라고 때리는 거야. 나중에 잘 되서 선생님에게 고맙다고 인사라도 해라"...

이게 '계몽적 폭력'의 자기합리화다.

이렇게 쳐맞고서 자란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이런 말도 안되는 논리에 참으로 속아넘어가는 모양이다.

총부리를 들이댔는데도 '난 괜찮아'를 외치는 어르신들을 보며

그 옛날 학창시절에 매를 맞고서,

"선생님이 많이 늙으셨나봐. 예전엔 종아리에 살점이 떨어지도록 맞았는데,

지금은 피멍밖에 들지 않았어. 이러다 선생님 돌아가시면 어떡하지? 눈물이 나네."

그리고 실제로 눈물을 찔끔거리던 머저리가 떠오르는 건 왜 일까?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본격소설] 퇴마록, 그 거대한 이야기가 다시 깨어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