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다란 공장 천장 바로 밑에 벽돌 한 개가 떨어져 나가 생긴 구멍으로 마알간 햇살이 쏟아져 들어오고 있었다. 손바닥만한 구멍으로 저렇게 밝은 햇살이 들어온다는 것이, 어두운 공장 한구석을 환하게 비칠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중략) 동수의 뺨 위로 눈 부신 햇살이 쏟아져 내렸다…” 김중미 작가의 소설 『괭이부리말 아이들』마지막 장의 이야기다. ‘괭이부리말’이라는 인천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을 배경으로, 그중에서도 더 사회적 약자인 아이들은 아무런 미래도 보이지 않는 상황 속에서도 이웃과 친구들로부터 받는 작은 관심과 격려 속에서 희망을 품고,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 주인공 소년 동수가 이 동네의 가난, 가족 해체, 폭력, 학교 부적응 등 중고등학생으로서 견디기 힘든 어려움을 겪으며 살아가지만, 다시 길을 찾고 공장에 취직한 첫날, 그 한 줄기 빛을 바라보며 소설은 끝을 맺는다.
공장 천장의 구멍으로 들어오는 햇살이 작고 가느다랗더라도 밝고 뜨거운 것처럼, 그들이 서로에게 건네는 작은 사랑과 보살핌은 그 어떤 외로움도 녹일 수 있는 힘이 되어준다. 그리고 수많은 고통을 이겨내며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마침내 그 여정의 끝에서 큰 희망을 바라본다. 동수가 본 빛이 조용히 나에게 묻는다. 나도, 아니 우리도 괭이부리말의 아이들처럼 비좁고 어둑한 현실 속에서도 나만의 빛을 찾아낼 수 있을까?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부딪혀가며 그 빛을 향해 한 걸음씩 내디딜 수 있을까? 그렇게 발견한 빛은 비록 가늘지라도, 그것은 방황하는 이들에게 커다란 용기와 위로가 된다. 손바닥만 한 구멍이라도 빛은 스며들 수 있는 법이다. 어둠이 깊을수록 그 빛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삶은 아마도 어둠 속에서 크고 작은 빛을 찾아내고, 그 빛을 서로에게 나누어 주는 여정일 것이다. 작은 빛줄기 하나라도 누군가에게는 길을 밝히는 희망이 될 수 있다. 어두운 공장의 한구석을 환하게 비추던 가느다란 빛줄기처럼, 우리도 서로에게 빛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운 삶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