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 연습

의미의 조각들

by 밍츠

아이와 보드게임을 할 때 본인의 패배가 확실시되는 순간 치사하게 아이가 외친다. "아, 엄마 이건 연습판이야, 연습!!"이라고 말이다.

'연습'의 가장 큰 특징은 실패가 허용된다는 사실이리라. 인생의 수많은 결정적 순간에는 실패가 허용되지 않는다. 그 중요한 순간에 실패하지 않기 위해 실패가 허용된 '연습'의 시간에 우리는 충분히 실패를 경험해야한다. 우리는 사실 연습의 허용된 실패를 통해 연단되고 다듬어지고 성장한다. 알고보면 우리를 성장시키는 것은 성공한 결과라기 보다, 성공까지 가는 길에 수없이 실패한 연습의 시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결과'에 따라서 '연습'의 가치와 의미를 결정하는 경향이 있다. 예를 들어, 결과가 좋으면 연습을 잘 한것이고, 결과가 나쁘면 연습이 잘못되었거나 부족했던 것이라 생각하는 식이다. 물론 연습은 좋은 결과를 위한 과정이고 수단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결과가 나쁘다해서 과연 그 연습의 시간들이 모두 의미없고 잘못된 시간으로 평가받아도 좋은 걸까?

어른이 되면서 더이상 학생때처럼 자주 평가를 보지 않아도 되고, 더불어 눈에 보이는 훌륭한 결과를 얻기 위한 연습의 시간도 줄어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심지어 성패도 알 수 없는 결과를 위해 연습해야할 것들이 늘어났다.

감정이 태도가 되지 않는 연습, 다른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는 연습, 건강하게 거절하는 연습,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연습 같은 것들 말이다. 이렇게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한 연습들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며, 성패를 면밀히 따질 수 없는 것들이다. 한 마디로 말해, D-day가 없는, 죽기 전까지 계속될 '연습'이라는 것이다. 평생에 걸친 이 연습들의 허용된 실패를 통해 나는 끊임없이 연단되고 배우고 발전하고 나아갈 것이다.


물론 연습은 '좋은 성취'를 이루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하지만 뿐만 아니라, 연습은 '좋은 사람'을 이루어내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