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영웅

의미의 조각들

by 밍츠

히어로 영화를 보며 영웅과 빌런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빌런 역시 영웅 못지않게 능력이 뛰어나 보통 사람과는 다른 비범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영웅을 설명할 때 능력이 보통 사람보다 뛰어난 사람이라는 설명 만으로는 부족하다. 중요한 것은 그 능력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의 문제일 것이다.



영웅은 그 능력을 다른 사람을 살리는 일에 사용하고 빌런은 자신만을 위해 사용한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는 각자 주어진 능력이 있다. 그것이 비록 세계랭킹에 드는 놀라운 능력은 아닐지라도 주변사람보다 잘하는 부분이 하나씩은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그것이 수학이나 영어처럼 공부에 관련된 부분이 아닐지라도, 꼼꼼하다든지, 창의적이라든지, 긍정적이라든지, 비판적이라든지, 깔끔하다든지 하는 성격적인 면에서도 충분히 남들보다 뛰어난 부분이 존재할 것이다.


난 사람이 가지고 태어나는 본래의 성격에 잘못된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고유한 특성을 지닌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가 가진 특성을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그 성격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게 아닐까. 우리 모두는 자신이 가진 여러 모양의 재료를 어떻게 사용할지, 그것으로 결국 무엇을 만들고 싶은지 선택해야한다. 그래서 자신이 가진 능력으로 내 곁의 사람들을 돌보고, 나아가 이웃을 살리고, 타인을 배려하기로 결정한 사람은 누구나 그 곁의 사람들에게 '영웅'이라 불릴 자격을 갖는다.


나의 '영웅'은 단연코 우리 엄마이다. 어린 시절부터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며 살아가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난 절대 우리 엄마처럼 살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했었다. 저런 삶을 택한 건 엄마고, 그 선택이 어리석고 고통스러운 선택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그렇게 나를 버리는 '진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엄마가 가진 엄청난 초능력이었고, 엄마는 그 능력을 가족을 위해 바친 '영웅'이라는 것을 말이다. 내가 가진 재료들로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싶은 걸까. 과연 나는 누군가에게 '영웅'이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