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것들을 위해 걸어 봐요
낡아진 지 오래지만 혹시 아나요
새 발가락이 나올지
옆마을 아저씨도 걷고 있어요
옆구리에서 깃털 같은 하얀 날개가 나왔대요
졸리면서도 눈을 감을 수 없는 것은 알레르기 때문이라죠
일부러 재채기를 할 필요까지는,
새로 심을 움씨까지 쏟아졌어요
이제 다시 걸음을 옮겨요 아니, 그 전에 거름은 한 번 줘야겠어요
남겨진 씨는 비를 기다릴 테니까요
소파 위 방석, 책상을 지키던 의자, 묵은 손편지, 오래된 일기장, 결혼 전에 산 겨울 코트, 오래 세탁기와 씨름하던 수건
낡은 것들을 위해 걸어보자구요
혹시 부활의 생을 맞이할 지도 모르잖아요
새것만 고집하다가는 어느 순간 걷지 못할 지도 몰라요
걷다가 힘들면 잠깐 바위 위에 걸터앉을 수도 있겠죠
움씨들이 다시 싹이 텄을까 걱정되기도 하고요
우리의 행진은 다시 돌아가는 길인지도 모르겠어요
불편할 수도 있겠죠
인터넷쇼핑몰에서 살 수도 있지만 다듬고 칼로 자르고 햇빛에 말리면서 심장도 같이 말리는 중이거든요 나의 쓸모를 생각하면서, 이 모든 것이 정성이라고
이제 낡은 것들을 위해 걸어 볼 용기가 난다구요? 그럴 줄 알았어요 당신 얼굴을 처음 본 순간 난 알았어요 당신이 탱탱한 내 얼굴을 부러워한다는 걸
며칠만 걸어 보면 알 거예요 내 피부가 좋은 이유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