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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NUDH Mar 29. 2024

누군가에겐 너무 괴로운 '민감성 치아 (시린이)'

서덕규 교수 (치과보존과)

근래에 치과에 내원하는 환자들 중에 이가 시려서 음식 섭취의 불편함을 호소하는 분들이 부쩍 많아졌다. 이가 썩고 아픈 문제가 아닐지라도, 멀쩡해 보이는 치아가 일상을 지내기 불편하다면 이 또한 그냥 지낼 수만은 없는 일이다.

그리고 일부의 누군가에게는 단순히 시린 정도가 아닌 아주 고통스러운 괴로움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이번 글에서는 전문적 용어로는 ‘지각과민증’, 일반인들에게는 ‘시린 이’나 ‘민감성 치아’란 용어로 친숙한 이 증상에 대해서 알아보고 평소에 어떻게 관리하면 도움이 될지 함께 공유해 보고자 한다.


1. 민감성 치아란 무엇인가요? 그리고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요?

그림 1. 치은퇴축과 치경부 손실로 노출된 상아질 표면

민감성 치아는 전문적으로는 “어릴 때는 잇몸이 덮고 있던 상아질 부위가 점점 잇몸의 하방이 이동함에 따라 노출되게 되는데 (그림 1), 여기에 여러 가지 자극에 대해 나타나는 짧고 날카로운 통증"으로 정의된다. 이는 노출된 상아질 표면에는 치아의 중심에 있는 신경과 연결되는 상아세관이라는 아주 작은 구멍이 제곱밀리미터당 수 만개가 열려서 외부 자극이 전달되는 통로가 되기 때문이다 (그림 2).


그림 2.  민감성 치아에서 자극 전달의 통로가 되는 노출된 상아질 표면의 상아세관 입구

잇몸질환이나 지속적인 물리적 자극 등에 의해서도 일어나지만, 정상적으로 나이가 들면서도 잇몸뼈와 잇몸은 자연적으로 퇴축을 하게 되는데, 이때 치아의 머리와 잇몸의 경계부위의 상아질 표면의 노출이 많아지게 된다 (그림 1). 이렇게 노출된 상아질에 대개 차가운 물이나 포도, 복숭아같이 당도가 높은 과일을 먹게 되면 ‘새큰새큰’ 한 때로는 '찌릿찌릿'한 시린 자극을 느끼게 된다 (표 1). 불편감을 느끼는 정도가 각기 다르고 주관적 표현에 의존하기 때문에 발생률에 대한 빈도는 매우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약 60% 이상, 국제 연구에서도 평균 50% 이상 높게는 90% 가까이 보고되기도 한다.



표 1 치은퇴축의 양과 민감성 치아 발생률의 상관관계 (대한치주과학회지, 2006년)


2. 민감성 치아의 원인은 무엇인가요?

민감성 치아는 단순히 치은이 내려가서 노출된 치경부의 상아질 표면적에 의해서 좌우되기도 하지만, 치아우식이나 치료를 위한 치아 삭제 그리고 치료한 지 오래된 치아수복물의 틈새의 누출 등에 의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나이가 들어가며 자연적으로 퇴축되는 치은과 그에 따른 상아질 노출 그 자체는 자연스러운 것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되며, 민감하게 자극을 느끼게 되는 치아의 경우에만 덜 민감할 수 있게 치료를 하면 된다. 치아우식이나 오래된 치아수복물 틈새가 있는 경우는 원인치료가 필요하며, 최근 치료를 위해 치아삭제가 있은 직후라면 회복되는 일정의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



3. 민감성치아를 자가진단 할 수 있을까요?

치아가 정상범주보다 민감하게 된 경우 아래와 같은 증상을 느낄 수 있다.

증상이 며칠만 발생하고 다시 일상과 같이 돌아간다면 별문제가 없지만, 증상이 지속된다면 민감성 치아를 의심하고 가까운 치과를 내원하여 치과전문의에 정확한 진단과 자세한 상담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


민감성 치아 자가진단 체크리스트

ㅁ 냉장고에 있는 물을 마시기가 두렵다.

ㅁ 차가운 과일을 베어 먹을 수 없다.

ㅁ 포도와 같은 과일을 먹을 때 치아가 예민하게 느껴지며 불편한 적이 있다.

ㅁ 겨울 환절기나 겨울에 찬바람에 숨을 들이쉴 때 이가 시리다.

ㅁ 치은 퇴축이 많이 되어 치경부 (거울로 치아를 봐서 치아머리 하얀 부분 아래 비교적 노란 치아의 색 부분) 노출이 심하거나 매끈하지 않고 움푹 파여 있고 다른 부위보다 민감하다.

ㅁ 치아 외상의 경험 후 음식 섭취 시 이가 시리다.

ㅁ 오래된 수복물이 있는 치아 부위 또는 최근 치료받은 치아 부위가 이가 시리다.



4. 민감성 치아의 진단과 치료가 궁금해요.

모든 질병이 그렇듯이 민감성 치아 또한 치료에 앞서 정확한 원인요소를 찾고 진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이가 시린 환자는 치과의사에게 언제부터 어느 쪽 부위가 무엇을 할 때 특히 불편했는지, 최근 치과치료를 받은 적은 있는지, 그 외의 다른 특이점이 있었는지 가능한 상세하게 정보를 주는 것이 진단에 도움 될 수 있다. 전반적으로 나이가 들며 낮은 강도로 오래 지속된 민감증이 있었던 건지, 최근에 갑자기 한쪽 부위가 민감해졌기에 특정원인을 찾아야 하는 건지, 최근의 치아삭제를 동반한 치료나 치아미백 치료 등으로 일정기간 동반될 수 있는 잠시의 불편감인지, 위산 역류증과 같이 치아 침식증이 원인이 되는 전신 기저 질환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데 환자의 표현은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치과의사는 여러 전문적인 임상검사를 통해 특정 치아에서 왜 이가 시린지 원인을 찾고 증상을 재현함으로써 민감성 치아를 객관화하고 최종적인 진단을 내리게 된다.


민감성 치아의 치료는 우선 상아세관 내 신경 자극을 둔감하게 하는 칼륨염 성분의 약제나 상아 세관을 직접 봉쇄하도록 하는 옥살산 성분의 약제를 진료실에서 치과의사가 도포하는 전문가 치료 방법이 있다. 두 번째로 환자 본인이 스스로 시린 치아를 위해 민감성 치아 전용 치약 (대개는 고농도 불소와 칼륨염을 포함)을 장기간 꾸준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대개 이 두 방법을 병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이러한 치료로도 개선되지 않으면서 통증을 호소하는 정도로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치료를 드물게 시도하기도 한다.

민감성 치아를 유발한 치경부 마모, 치아우식, 치아균열, 치주염 등 선행 원인이 있다면, 그에 대한 원인 치료를 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5. 민감성 치아를 예방하거나 관리할 수 있을까요?

그림 3. 민감성 치아의 예방과 관리법



대한치과보존학회에서는 2020년 민감성 치아 관리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원인, 치료 및 관리법에 대한 상식을 국민들에게 알리고자 매년 11월 2일을 '민감성 치아의 날'로 선포하였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였는데, 구강건강의 첫 번째 적신호와도 같은 민감성 치아의 예방과 관리를 위해 다음과 같은 전문가와 셀프 관리의 복합적 접근을 권장하였다.


민감성 치아는 단기간의 치료보다는 다회성의 전문가 치료와 장기적인 생활에서의 조절 및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다. 시린 증상을 유발하는 기저 원인이 있다면 우선 치과에서 원인 치료를 먼저 시행한 후,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시린 이를 위한 전용 치약을 장기적으로 사용하면 민감성 치아를 예방할 수 있고, 또 증상이 있던 사람은 더 개선될 수 있다 (그림 3).

민감성 치아로 인해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의 대부분에서 발견되는 공통 특징 중에 하나는, 잇몸과 치아의 경계부위에 칫솔질이 제대로 안 돼서 치태가 쌓여있는 것이다. 이렇게 치태가 잇몸과 상아질에 부착되어 있는 경우, 그 안의 수많은 세균과 세균 분비 독소에 의해 치아는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올바른 칫솔질로 치아의 모든 면을 제대로 닦아주는 것이 민감성 치아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가장 중요한 첫걸음임을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나이가 들면 흰머리가 나고 얼굴에 주름이 생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어릴 적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이가 시려 못 먹겠다고 한 적이 없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치경부가 노출되고 노출된 부위의 상아질은 자극에 민감하게 되는데 이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냉장고의 찬 물을 먹을 때 느껴지는 시린 정도라면 정상범주로 간주하고 적응하고 관리하며 지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시린 이 전용 치약을 장기간 사용하며 올바른 칫솔질로 치태제거를 바로 하는 것이 필요한 일이다. 그 외의 단기간 내에 갑자기 생긴 민감성 치아 증상은 원인 요소의 진단과 치료를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치과전문의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하여 (건강한 사람은 1년에 1회, 관리가 필요한 사람은 1년에 2회 이상) 예방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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