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날 아침
추석날 아침이다.
이른 아침 아버지 목욕부터 시켜드린다.
크리넥스 티슈 한 장 "쏙" 뽑아 쓰기도 어려우신 아버지.
더한 어려움은 소변이다.
화장실에서 나오실 때는 늘 속옷과 파자마 바지는 젖어있다. 하루에 열댓 번씩 속옷과 파자마를 갈아입으셔야 한다.
그런데도 신기하게 노인 특유의 냄새는 사라지지 않는다. 화장실에 락스도 붓고 아버지의 오데코롱 '올드 스파이스' (일명 독고리향수)도 뿌려봐도 코끝에는 대롱 매달려 좀처럼 떨쳐내기 어려운 냄새...
추석날 이른 아침 이미 기침하신 아버님을 부축하여 화장실로 간다.
내 오늘은 아버지께 재스민 향이 나는 바디로 만들어드리리다.
간병인 하고는 절대 목욕하지 않으신다.
변기에 앉혀드리고 더운물에 바디와 샴푸 거품으로 94세의 노구를 덮는다. 미쉐린 같다.
첫 아이 얻고 서로 목욕시키겠다던 때가 생각난다. 첫 아이 목욕시키듯 부드러운 거품으로 조심스레 목욕을 시켜드린다.
얼마 남지 않은 흰머리카락을 말리고 나니 윤기가 난다. "개운하세요?" 머리를 끄덕이시며 옹알이 같이 고맙다 하신다. 향을 잡아 차례상을 차리는데 아버지가 어느새 하의실종상태로 화장실 문지방을 넘으려고 애를 쓰고 계시다.
헐 ~~
처음부터 다시 ;;.
-뜨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