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구글 맵에 야구 경기장으로 검색했을 때 나왔던 한 곳인 '산가 스타디움'을 첫 행선지로 정했다. 가기 전에 마츠야에서 규동 특 곱빼기를 먹고 출발했다. 가는 길은 내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15분 간뒤, 기차를 타고 40분을 가야하는 거리였다. 기차로도 40분인 거리까지 걸어가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환승제도가 없는 일본에서 교통비 절약 겸 버스 타고 가는 거리는 걸어서 이동했다. 그 후, 기차를 탔다. 기차는 니조역에서 JR 산인 본선을 탔다. 그리고 가메오카역에서 하차했다.
II. 탐방
1. 상가 스타디움
JR 산인 본선에 대해 5점 만점으로 평가를 하라고 한다면 나는 5점을 줄 것이다. 왜냐하면, 이 기차를 타고 가는데 산을 많이 넘어가면서 풍경을 즐기기도 했고 좌석도 마주보면서 앉을지, 앞만 보고 앉을지를 자리에 앉는 사람이 등좌석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보통 한국에서 이런 정도의 기차라면 일반 대중교통에서는 기대할 수도 없고 KTX나 무궁화에서도 즉석에서 등좌석을 바꾸는 것은 안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산을 가로지르며 달리는 풍경과 의자의 변경성을 생각해서 만점을 줄 것이다. 기차를 탑승한 니조역에서는 하늘이 맑고 따듯했는데 산을 넘어 와서 그런지 산가 스타디움 앞인 가메오카역은 하늘이 매우 흐렸고 은근히 가까이 있는 산들에도 눈에 쌓여 있는 모습이였다. 바람도 많이 불어서 좀 춥기도 했다. '야구 경기장'으로 검색했을 때 나와서 온 것인데 막상 와보니 축구 경기장이였다.. 충격이 매우 컸으나 그래도 온김에 한바퀴 돌아봤다. 신축인지는 모르겠으나 외관이 매우 세련된 모습이였다. 한바퀴를 둘러보고 날씨도 추우니 더 돌아보지는 않고 다시 기차역으로 돌아왔다.
기차역 홍보게시판에는 일본 자위대 모병 홍보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대충 읽어보니 18세부터 32세까지 지원이 가능하다고 적혀있었다. 자위대도 모병이 어지간히 안되는 것으로 보인다. 32세까지 지원가능이라니..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군대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일본 자위대 걱정할 처지는 아니기도 하다.
2. 니조성(元離宮二条城)
산가 스타디움에서 다시 니조역으로 돌아왔다. 돌아온 니조역의 하늘은 그대로 였으나 눈이 조금 내리고 있었다. 그렇다고 어제처럼 폭설 수준은 아니였다. 정말 아주 조금 내렸다. 본래 오늘 계획은 산가 스타디움 이외에 어디를 갈지 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니조 역에 내렸을 때 팻말에 니조성까지 1Km라고 적혀있어 니조성으로 행했다. 니조 성은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서일본의 영주들에게 축성을 지시하고 1603년에 완성되었다. 그리고 니조성에서 이에야스의 쇼군 취임 사실을 알리고 축하 연회를 즐겼다. 그 후 1614년에 히데요시의 남은 세력들을 오사카성에서 소탕한 뒤 니조성으로 복귀했다. 에도막부 시대 및 도쿠가와 가문의 화려한 시작을 알리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이 글을 쓰는 2024년 1월 25일 기준으로 성인의 입장료는 정원만 걸을 경우 800엔, 정원 및 니노마루 궁전 속까지 들어갈 경우 1,300엔이였다. 나는 정원만 걷기로 했다. 이 곳의 정원을 걸어다니며 '내가 만약 쇼군이라면 이 정원을 걸으며 어떤 생각을 했을까?'라는 고민을 하며 걸었다.
기념품 가게가 있어 이번에는 옛 수도 교토에서 일본의 특색이 담긴 사무라이 관련 기념품을 살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다. 기념품 가게에 들어가 둘러보자 사무라이 관련은 내가 기대에 부흥할만큼의 기념품은 없었다. 그리고 아무래도 도쿠가와 가문의 흥망성쇠를 함께 한 곳이다 보니 도쿠가와 가문 문양과 이에야스의 제품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무엇을 살까 엄청 고민하다가 결국 니조성의 그림이 그려진 액자를 구매했다. 기념품 가게를 나가던 길에 스탬프가 있었다. 이 스탬프의 존재 이유는 모르겠지만, 어림직작 해보면 교토 내의 관광지들 혹은 일본의 관광지들을 돌아다니면서 찍는 그런 스탬프가 아닐까 추측을 해봤다. 내가 구매한 액자가 나무액자였기에 액자의 뒷면에 그 스탬프를 찍어서 니조성과의 낭만을 제대로 남겼다.
3. 교토시청
후쿠오카 때 내 주요 목적지들 '대학, 초중고, 도서관, 일본인들이 생활하는 주택가 등' 중 이제 교토에서는 도서관만을 남겨두고 있었다. 니조성에서 교토부립도서관을 경로로 설정하고 걸어가던 중 무언가 심상치 않아 보이는 건물을 발견했다. 이 건물은 '교토시청'이였다. 교토시청의 건물이 약간 대학 본부처럼 생기면서도 영화에 나올법한 비쥬얼이였다. 지나가던 길에 이런 비쥬얼의 시청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우리나라도 각 시의 특색을 살려서 시청건물을 만드는 것도 좋아 보인다.
4. 교토부립도서관,교토부립미술관
교토시청을 지나 가모 강을 건너 오랫 동안 주택가가 펼쳐졌다. 이번에 내가 지나간 주택가들은 그동안 내가 걸어다녔던 주택가들 보다 매우 특이했다. 이 주택가들 사이사이에 절과 신사가 그동안의 주택가들보다 압도적으로 많았기 때문이다. 이 지역이 역사적으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 혹은 어떠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절과 신사가 상당히 많은 사실이 인상 깊었다.
그렇게 걷다가 도서관 근처에 도착했다. 니조성 때처럼 강으로 둘러 쌓여있어서 더 걸어가봤다. 도서관 근처에 미술관, 2층 짜리 스타벅스 및 서점, 오카자키 공원, 헤이안 신궁, 교토시권업관이 위치했다. 이 중 나는 도서관, 미술관, 서점, 오카자키 공원까지만 둘러봤다. 도서관 내부에 들어가보려 했으나 2월 1일까지 개방하지 않는다고 적혀있어서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날씨도 좋고 하늘도 맑고 좋았기에 사진이 모두 잘나왔다. 일본에서 보는 하늘들은 모두 맑고 푸른 것이 아주 큰 매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