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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소니아 Feb 15. 2024

후쿠오카에서의 첫 기념품 구매

일본여행 6일차(2024.01.20.토)/ 잊혀진다는 것

I. 기상

 오늘따라 몸이 너무 뻐근하여 일어났지만 다시 취침해 10시 30분쯤 기상했다. 기상 후 전에 시오라멘을 먹었던 곳이 다시 가고 싶어 다시 가서 미소라멘을 먹었다. 이번에 알바생으로 보이는 직원분이 나에게 무언가를 물어봤는데 내가 알아듣지 못했다. 그러자 직원분은 왜얼알유 프롬이라고 얘기했고 나는 이에 와따시와 칸고쿠 데스라고 답했다. 그러자 직원분이 안녕하세요!라고 답변해줬다. 인사성 좋은 직원분이다. 라멘 맛은 여전히 맛있었다.


II. 폭우 속 탐험

  1. 나카노세이고선생비(中野正剛先生碑)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폭우가 쏟아졌다. 이에 나는 어쩔 수 없이 바로 앞 편의점에 가서 우산을 구매할 수 밖에 없었다. 우산 구매 후 오호리 공원역에서 니시진역 방향으로 걸어보았다. 가는 길에 작은 신사가 있어 구경차 한번 들어갔다가 나왔다. 내가 들어갈 때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나왔다. 좀 반가웠다. 얼마안가서 또 하나의 동상이 나왔다. 누군지 몰라서 검색해보니 메이지유신 당시 천황 중심의 정치를 꿈꿨고 독일,이탈리아와의 삼자동맹을 주장한 일본의 파시스트이자 중의원이였던 나카노 세이고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동상까지 세워줄 정도면 당시에 인망이나 업적이 좋았던 것 같다. 구글맵에서 댓글을 보면 일본인들은 이 인물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그저 아파트 그늘에 가려진 동상이라고 적혀있다.


 (1) 잊혀진다는 것

 인간은 죽는다. 신체가 노쇠화되어 더 이상 생명체로서 살아가기 힘들어 죽거나 병에 걸려 죽거나, 혹은 외부의 충격(교통사고, 폭행, 살인)으로 죽는다. 한명의 인간이 죽고나면 더 이상 세상·사회에 무언가를 남길 수 있는 기회는 없다. 죽고나면 그동안 그가 생전에 행했던 시도들과 결과들, 그리고 인성적인 부분으로 평가를 받는다. 평가될 때는 그 대상이 얼마나 유명했는가, 얼마나 많은 시도들과 결과들을 만들어냈는가에 따라 갑론을박의 정도가 달라진다. 반대로 죽고나서 갑론을박 뿐만 아니라 그의 죽음을 기리는 사람이 없는 경우조차 있다. 이런 경우, 그의 생전 삶이 어떠했든 그가 존재했었다는 것 마저도 빠르게 죽음과 동시에 모두에게 잊혀진다.

 내가 죽는다면 과연 나는 언제까지 기억될까?

 

 

 그 후 니시진역까지 걸어갔다가 다시 롯폰마쓰역까지 걸어온 뒤 다시 한번 스타벅스를 가봤다. 키야 오늘도 자리가 없었다. 그러다 위에 후쿠오카시 과학관에 올라가 잠시 휴식을 취한뒤 기념품을 구매하기 위해 나카스카와바타역으로 향했다.


III. 한번 더 카와바타 상점가

내가 어제 카와바타 상점가를 갔을 때 구매욕구가 넘쳐났던 물건을 구매하러 다시 돌아왔다. 일단 상점가 앞에 위치한 가성비 끝판왕 벨로체 카페에서 남아있는 엔화를 계산하면서 구매해도 되는지에 대해 고민했다. 오히려 이걸 사도 일본 여정이 남은 날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그것을 능가할 물건은 없었기 때문이다. 상징성을 생각해봤을때도 130년 된 전통시장에서 100년 된 가게에서 판매하는 수제 용을 조각 낸 기와면 아주 값지기 때문이다. 그래도 일단 들어가서 공부해온 일본어를 토대로 이중에 인기가 많은 것이 뭐냐고 물었고 백발의 노년 사장님과 딸로 추정되는 분이 같이와서 이야기를 하다가 4개를 찝어 주셨고 그 중 하나가 내가 구매하고 싶었던 물건이였다. 나는 결국 그 자리에서 바로 구매하였다.


IV. 귀환

카와바타상점가에서 숙소까지 걸어서 돌아왔다. 약 6개의 지하철 정거장을 걸어온 셈이다. 그래도 딱히 힘들지는 않았다. 마음에 드는 기념품을 사서 행복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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