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우리의 리듬으로 살아간다는 것

by 나름


치앙마이의 생활은 이제 막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게 낯설고 아직은 익숙하지 않지만, 그 낯섦이 오히려 제게 새로운 힘을 주네요. 하루하루가 작은 도전이지만, 그 속에서 배우고 깨닫는 일들이 참 많습니다.
예전에는 계획을 세워야 마음이 놓였는데, 지금은 그저 주어진 하루를 잘 살아내는 게 가장 단단한 계획이라는 걸 조금씩 알아가고 있습니다.


아이는 어느새 이곳의 아침 공기에 익숙해진 듯합니다.
학교로 향하는 아이의 뒷모습을 보면, ‘우리 잘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어요.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걸, 잘 모르는 상태로도 충분히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걸 조금씩 배워가고 있답니다.


이곳의 햇살은 유난히 따뜻하고, 바람은 느릿하게 불어옵니다. 그 속도에 맞춰 마음을 조율하다 보면,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걸 느끼게 돼요. 변화는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게 아니라, 이렇게 조용히 스며드는 것 같네요. 아이가 자신만의 리듬을 찾아가듯, 저도 제 일상의 리듬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지는 모르지만, 그 불확실함이 더 이상 낯설지 않습니다. 오늘 하루를 충실히 쌓아가면, 그 자체로 내일의 토대가 되어줄 거라 믿어요. 아이와 함께 웃고, 때로는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며 쌓아가는 시간들이 결국 우리의 미래를 단단하게 만들어줄 거니까요.


이곳 치앙마이에서의 삶은 아직 ‘진행 중’입니다.
아직 완성된 그림은 없지만, 그게 오히려 좋다고 느껴지네요. 인생의 큰 계획보다 지금의 하루가 더 중요하다는 걸, 이곳에서 천천히 배우고 있습니다.


오늘도 그렇게 또 한 걸음,

이곳의 햇살 속으로 걸어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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