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학교의 매력들

국제학교에서는 이렇게 공부해요

by 나름


학교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주입식 학습에서 벗어나 탐구 중심 학습을 한다는 점 때문에 이곳을 선택했지만, 평생 주입식 교육만 받아온 저로서는 그 개념이 막연했어요. 그런데 아이의 학교 생활을 지켜보면서 “아, 이런 게 바로 탐구구나” 하고 느끼는 순간이 많습니다.




직접 체험하며 배우는 수업


학교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아이가 수업이 재미있다며 이야기를 꺼냈어요. 카스트 제도에 대해 배우는 사회 시간이었는데, 수업 방식이 참 독특했죠.

학생들은 등에 신분 이름을 하나씩 붙입니다. 본인은 모르게 말이죠.

그리고 서로 상대의 신분에 맞게 대우를 합니다.

마지막으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를 통해 자신의 신분을 추측하게 되죠.


신분은 내가 선택할 수도, 노력으로 바꿀 수도 없는데,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것을 체험하며 카스트 제도를 깊이 이해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런 활동만으로 수업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선생님은 아이들이 토론할 수 있도록 정보와 논제를 제공하고, 리포트를 작성하며 수업을 마무리하죠.





스스로 배우는 즐거움, 과제 활동


과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아이가 과제를 해야 한다며 그래프 한 장을 꺼내 들더군요.

그래프는 누군가의 끓는점 실험 결과였고, 아래에는 이런 질문이 적혀 있었습니다.

이 그래프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이 실험 과정에 오류는 없나요?

이후에 할 수 있는 실험은 어떤 것이 있나요?


그래프를 해석하기 위해 끓는점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오류를 확인하며, 끓는점에 영향을 주는 요인을 자연스럽게 배우는 과정이 이어집니다. 이렇게 생긴 궁금증은 자연스럽게 다음 실험으로 이어지도록 설계되어 있어, 아이가 스스로 찾아 공부한 내용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배움이 세상과 만나는 시간


이 밖에도, 교실에서 배운 것을 실제 사회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서비스 러닝’ 과목이 있어요. 학생들은 그룹을 이루어 장기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합니다.

저희 아이의 그룹은 ‘미얀마 아이들을 돕기’를 주제로 삼고, 이를 위해 다양한 모금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고 있어요. 학교 앞에 모금함을 설치하고, 동네에서 주스를 판매하기도 했죠.

성과가 크진 않지만, 행동으로 옮긴 그 경험 자체가 아이에게 큰 의미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지출이 더 컸던 주스 판매





세상을 넓게 보는 경험


이 학교에서 경험한 것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건 단연 MUN이었습니다.

학교에서는 매년 학생들이 각국 대표가 되어 국제 문제를 다루는 모의 UN 회의(MUN)가 열려요. 아이들은 기후 변화나 인권 같은 주제를 놓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며 해결책을 찾아가죠. 교사는 정답을 알려주기보다, 아이들이 스스로 조사하고 의견을 모으도록 옆에서 이끌어 줍니다.

한국의 교육 방식에 익숙했던 저로서는 이런 자유롭고 참여적인 수업이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어요. 아이는 발표력과 자신감이 눈에 띄게 자랐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존중하는 태도도 배웠습니다. MUN은 단순한 수업을 넘어, 세상을 더 넓게 바라보게 해주는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전교생이 함께하는 MUN





경기장에서 자라는 마음


CMAC은 치앙마이 지역 국제학교들이 함께하는 스포츠 리그예요. 농구, 축구, 배드민턴 같은 다양한 종목의 경기가 정기적으로 열리죠. 아이는 CMAC 농구팀에 들어가면서 처음엔 긴장도 많았지만, 다른 학교 친구들과 어울리며 금세 분위기에 녹아들었어요. 경기에서 지는 날이면 속상해하기도 했지만, 그 과정을 거치면서 오히려 팀원들과 서로 의지하고 협력하는 힘이 커지는 모습이 눈에 띄었죠. 함께 땀 흘리고 웃고 아쉬워하는 경험은 교실에서 느낄 수 없는 배움이었습니다.






이렇게 치앙마이의 소소한 매력들을 하나씩 알아가는 과정에서, 우리는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고 있습니다.

시간이 더 지나면 매력뿐 아니라 단점들도 분명 느끼게 되겠지만, 그것을 함께 해결하고 적응하며 한 뼘 더 성장하게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