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앙마이에서는 이렇게 생활해요.
2025년 1월 2일부터 시작된 치앙마이 생활은 벌써 10개월을 지나고 있습니다.
학교의 매력 때문에 이곳까지 오게 되었고, 특별한 기대 없이 최소한의 정보만으로 시작했죠. 기대가 없어서인지, 아직 오래되지 않아서인지 치앙마이의 매력을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치앙마이는 치안이 좋아요.
카페나 뷔페 식당에서 가방이나 핸드폰을 테이블에 두고 잠시 자리를 비워도 안전합니다. 배달 주문한 음식이나 온라인으로 주문한 택배도 ‘문 앞에 두세요’라고 요청할 수 있어요. 이런 점에서 우리나라와 치안 수준이 비슷한 것 같습니다.
예쁘고 감각적인 카페나 식당이 너무 많아요.
우리나라의 인스타 감성 카페는 주말이면 대기줄이 어마어마하죠. 사진 찍는 사람들로 커피가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모를 정도예요. 게다가 장사가 잘될수록 늘어나는 테이블 때문에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어렵고요. 그런데 치앙마이에는 이런 카페가 정말 많아요. 게다가 커피 맛도 훌륭합니다. 길거리 노점에서 파는 2,000원짜리 라테도 스타벅스보다 맛있을 때가 많아요.
위생적이에요.
어디를 가든 화장실을 보면 그곳의 위생 수준을 알 수 있죠. 그런데 치앙마이의 카페, 식당, 공공기관 등 어디를 가도 화장실이 깨끗합니다. 보기에는 허름한 마사지 샵이나 식당의 화장실도 낡았을 뿐, 더럽진 않았어요. 다만 외부에서 들어오는 벌레는 어쩔 수 없더라고요.
먹거리 물가가 저렴해요.
보릿고개와 전쟁을 겪으며 척박한 땅 위에서 살아온 우리와 달리, 태국은 참 풍요로운 땅이에요. 벼농사는 삼모작이 가능하고, 과일도 늘 풍성하죠. 물이 조금만 고여 있어도 물고기들이 살아갈 정도니까요. 그래서인지 먹거리가 정말 저렴합니다. 현지식 위주로 식사를 한다면, 밥과 후식으로 수박주스 한 잔까지 해도 3~4천 원이면 충분해요.
마사지와 골프의 천국입니다.
마사지 학교가 있을 만큼 태국 마사지는 유명합니다. 현지인들이 자주 찾는 마사지 샵에 가면, 혈자리를 콕콕 짚어 근육 깊숙이 전해지는 시원함을 느낄 수 있어요. 그런 타이마사지 가격이 한 시간에 약 15,000원 정도예요. 일주일에 한 번 받아도 국내 바디프렌드 렌탈비보다 저렴하죠.
골프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드라이빙 레인지에서는 볼 120개에 약 4,500원 정도이고, 시간제 제한이 없어서 한타 한타 공을 천천히 연습할 수 있습니다. 힘들면 잠시 앉아 쉬어도 되고요. 제가 가끔 가는 골프장은 그린피와 캐디 팁 포함 약 35,000원 정도이고, 1인 플레이도 가능해서 연습하러 오는 사람이 많아요.
다행히 실내에서 바선생은 만나지 않았어요.
동남아로 이주를 결심하면서 바퀴벌레에 대한 각오는 단단히 했습니다. 혹시 나타나더라도 반드시 박멸하겠다는 마음으로, 효과 좋다는 해충약들을 잔뜩 구비해 왔죠. 그런데 아직까지 집 안에서 바퀴벌레는 만나지 못했어요. 호텔이나 카페에서도 본 적이 없고요. 방역을 철저히 해서 그런 건지, 운이 좋았던 건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한국에서 가져온 약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단, 일부 푸드코트에서는 한 번 마주쳤어요. ㅜㅜ)
실외는 조금 다릅니다. 풀이 우거진 정원이나 나무 밑에는 매미만 한 바퀴벌레가 있어요. 처음 마주쳤을 땐 비명을 지르며 살충 스프레이 한 통을 다 써버렸죠. 그런데 이 녀석들은 밖에서 사는지 집 안으로 들어오진 않더라고요. 그냥 밤에 활동하는 매미 정도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원을 손질한 다음 날이면, 길을 잃은 녀석들을 꼭 마주치곤 해요.
가장 큰 매력은 선한 치앙마이 사람들입니다.
사소한 곤란을 겪을 때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먼저 손을 내밀어 주는 경우가 많았어요. 가장 큰 사건은 저의 차량 접촉사고 였어요. 골목에서 일어난 사고였는데, 주변 이웃분들이 모두 나오셔서 막힌 차량을 정리해주시고, 제 차도 편히 세울 수 있도록 마당 한 켠도 내어주셨어요. 특히 한 아주머니는 놀란 저를 다독이며 물과 음료를 챙겨주시고, 보험사 직원을 기다리는 저에게 의자도 가져다 주셨어요. 태국에서든 한국에서든 이런 사고를 겪는 건 처음이라 무척 당황했지만, 주변 분들의 도움 덕분에 무사히 처리할 수 있었습니다. 낯선 이방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치앙마이 사람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받았어요.
물론 어느 나쁜 사람은 있기 마련이니 항상 주의는 필요합니다!
치앙마이에서의 생활은 여유롭고 따뜻한 사람들 덕분에 하루하루가 참 편안합니다.
처음엔 낯설었지만, 이제는 이곳의 느린 속도에도 익숙해지며 작은 매력들을 하나씩 발견하고 있어요.
다음 글에서는 아이의 학교생활에서 느낀 또 다른 즐거운 이야기를 나눠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