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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반골 May 12. 2024

스누라이프에서 30대 남자 2명 만난 ssul..

재작년 여름에 스누라이프에 어떤 남자가 글을 썼다. 현재의 환경과 친구 pool에 어느 정도 만족은 하지만 너무 좁은 환경에 갇혀서 비슷한 대화만 하며 지낸다는 요지였다. 그래서 수준이 높으면서도 서로 다른 환경에 있는 사람, 특히 남자들을 만나서 영감을 주는 대화와 액티비티를 하고 나중에 클럽도 같이 가보고 싶다는 게 주 논지였다. 허나 스랖은 자기들이 상정한 '반듯함'을 조금만 벗어나도 버튼 눌리는 경향이 있어서 댓글창에 윙맨 구하냐는 식의 비아냥이 달렸다.


 나는 주최자를 십분 이해할 수 있었던 이유가, 이제 나이가 완전 젊지도 않은 30대 초반인데 더욱 위로 가고 싶은 욕구와 답답함이 있는 사람이겠거니 하는 생각이 단박에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참석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나중에 만나서 대화를 해보니 거기 모인 사람들이 모두 나와 비슷한 면이 몇개 있었다. 늙기 전에 한탕 해먹고 싶다는 것과, 그러면서도 위험을 많이 감수하지 않는 영리한 방법에 눈독을 들인다는 점, 그리고 현재보다 나은 미래를 원하기 때문에 주최자의 함의를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문제는 이분들은 실제로 구체적인 비전을 그리고 실행에 옮기고 있거나, 이미 아비투스만큼은 상류층의 행동양식을 탑재하고 있는 반면 나는 아니라는 거다)


 주최자의 카카오톡 프로필만 볼 때는 도저히 아만다 1%일 것 같지가 않았는데 직접 만나 보니 역시 사람 얼굴은 3D구나 했다. 그래서 사진보다 훨씬 나으시다고 말하니까 이분들이 0.5초만에 나에게도 사진보다 훨씬 낫다고 말했다. 게다가 이 날 이후에 이분은 벌크업을 부단하게 하면서 키빼몸 100의 근육맨이 되어 있었다.


 또 다른 사람 한 명은 키 180을 아득히 넘는 운동 잘하게 생긴 미남이었다. 주최자도 이렇고 이 사람도 나보다 나이가 몇 살이나 더 많은데 전혀 삭아 보이지 않았다. 이 사람이 스스로 스랖에서 어떻게 직업vs직업 어그로를 끄는지 말하는 걸 들으며 익붕이 중에 이렇게 와꾸가 되는 사람이 즐비했구나, 세상은 넓고 산도 높고 내 편견이 통하지 않음을 체감했다.


 그리고 내가 무슨 말을 하려 할 때 이 사람들이 틈틈이 끼어들며 얼굴이 진짜 작다거나 하는 칭찬을 하는 걸 보고 참 신기했다. 그래서 내가 남다른 대두라고 말하니까 머리 크기와 얼굴 크기는 서로 다르다는 말을 들었다.


 다음에 클럽이나 bar에 같이 가서 여자들한테 말 걸고 합석해보자는 얘기가 나왔는데, 나는 클럽같은 곳에 한 번도 안 가봤다고 실토했다. 이분들은 굳이 2인 이상 팟을 형성하지 않고 혼자 bar나 길거리에서 자기 스타일인 사람에게 말 걸고 나중에 더 많은 대화를 나눈 경험이 많았다. 그래서 만에 하나 같이 간다면 나는 초반에 쩔을 받겠다는 상상을 했다.


 이분들 중 한 분은 회사를 박차고 나와서 개발을 독학하여 외주로 자금을 모으되 IT 서비스를 여럿 시도하고 계셨다. 정말 대단한 실행력과 뚝심이다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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