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적 판단을 근거로 바꾸는 연습
복잡한 시스템을 디자인한다는 건
끊임없이 판단의 기준을 세우는 일이다.
무엇을 보여줄지, 어디에서 나눌지,
그리고 이 구조가 앞으로의 변화에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이런 수많은 선택 앞에서 디자이너는 더 이상 감각이 아니라 근거로 말하게 된다.
나는 이 과정들이야말로
디자이너를 성장시키는 현실적인 훈련이라고 생각한다.
시스템 디자인은 사고를 구체화하는 과정이다.
나는 매번 이 다섯 단계를 거치며, 판단의 이유를 구조로 남기려 한다.
1. 사용자 역할과 권한 정의하기
구조의 출발점은 ‘누가 접근하는가’이다.
이 기준이 명확해야 이후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2. 기능의 목적과 흐름 설계하기
‘왜 이 기능이 여기 있어야 하는가’를 생각한다.
‘무엇을 한 다음 무엇을 할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때,
디자인은 단순한 인터페이스가 아니라 경험으로 완성된다.
3. 예외와 오류 시나리오 설계하기
이상적인 시나리오만으로는 신뢰를 만들 수 없다.
사용자가 막히거나 실패했을 때, 시스템이 어떻게 반응할지까지 함께 설계해야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신뢰를 유지할 수 있다.
4. 확장을 고려한 패턴 만들기
UI는 늘 진화한다.
한 번의 완벽한 완성보다, 변화와 확장을 견딜 수 있는 반복 가능한 구조를 만들어야 시간이 지나도 디자인이 유지된다.
5. 맥락 위에서 시각화하기
구조가 잡혔다면, 그다음은 표현이다.
모든 구조는 결국 시각 언어로 드러난다.
일관된 타이포그래피, 간격, 컬러의 균형 속에서 디자이너의 판단과 의도가 자연스럽게 녹아 있어야 한다.
이제는 UI를 그리기 전에
먼저 데이터의 흐름을 떠올린다.
조건과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플로우를 그리고,
그 안에서 발생할 예외와 변화의 가능성을 함께 상상한다.
물론 모바일 UX/UI 디자이너로 일할 때도
복잡한 정책과 역할을 다뤘지만,
지금은 그 구조 안으로 훨씬 더 깊이 들어가
딥다이브하게 설계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고 느낀다.
그만큼 판단의 기준 또한 단단해졌다.
'맥락에 맞는가', '명확한가', '유지 가능한가'
디자인의 성장은 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다.
감각은 시작점이 되고,
경험은 그 감각에 맥락을 더하며,
구조는 그 맥락을 오래 유지하게 만든다.
감각은 구조를 만나야 깊어지고,
구조는 감각을 통해 비로소 사람에게 닿는다.
감각은 디자인의 출발점이고,
근거는 그 감각을 완성시키는 언어다.
그리고 그 둘을 잇는 과정 속에서,
디자이너는 조금씩 성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