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와 5박 6일, 오직 '괴물'❹

Part 4 : 영화 <괴물> 촬영지, 스와(SUWA)의 맛집들

by 동네소년
라면은 끓이고 국수는 삶는다
라면은 끓인 물을 먹고, 국수는 삶은 물을 버린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 <괴물>의 로케이션 촬영지 투어를 왔다가 동네 맛집들도 함께 둘러본다. 호텔이 아니고 에어비앤비 숙소를 이용하면 식사는 알아서 해야 한다. 주로 편의점을 털지만 가끔은 동네 사람들이 자주 찾는 맛집을 부러 찾아다니기도 한다. 이게 나름 꿀재미다. 나가노 현에 위치한 스와(SUWA)는 고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맑아 오래전부터 '술'이 좋다더라. 근데 이번엔 컨디션 조절 실패로 술은 맥주 한 잔이 전부였다. 다음엔 놓치지 않겠다.


새벽 산책 겸 운동한 후 아침식사 하러 자주 들렀던 Taiyo Bakery는 1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영화 촬영 때, 배우들이나 스텝들이 자주 이용했던 식당과 카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즐겨했다는 멜론빵집 등 의미를 부여하며 찾아다닐 곳은 은근히 많았다. 스와시의 식당과 카페를 소소하게 함께 둘러보자.



#Taiyo bakery #베이커리카페


무려 1916년 처음 시작한 스와시의 서양식 빵가게라니! 100년 가게라는 말이 이렇게 현실감 있게 다가오는 건 오랜만이다. Taiyo Bakery는 크게 3개의 공간으로 나뉜다. 바깥 테라스 공간과 손님을 맞이하는 실내공간, 그리고 좁은 문 너머로 보이는 깊고 넓은 빵을 만드는 공간이다. 주말과 평일에 아침 산책 나왔다가 거의 매일 들러보고 알게 된 건, 주말에는 바깥 테라스 공간 옆 주차공간에 트럭 상점 2곳이 자리한다는 것이다. 카페에서 판매하는 아이템과 겹치지 않도록 하고 있고, 마치 주말 플리마켓 같은 분위기도 느껴지는 소담스럽고 작은 숍인숍 느낌이다.


커피도, 빵도 맛있다. 이 정도 맛있는 집은 어디에나 또 있겠지만, 100년 넘게 한 자리에서 빵을 만들어 파는 곳은 아마도 흔치 않을 것이다.

비린 맛이 전혀 없고, 얇게 썰어 넣은 양파의 양이 조화로운 '고등어 샌드위치'이다.
주말이면 이런 작은 트럭 마켓이 주차장에 들어선다. 아이템은 겹치지 않는다. 이런게 상생이겠지!




#소바 #크로켓


카미스와 역을 나와 바로 오른쪽으로 돌아 좁은 골목으로 들어서면 소바 맛집이 있다. 영화 <괴물>의 주인공 '미나토'가 이곳 크로켓이 맛있다고 해서 유명해진 모양이다. 그리고 이 집 사장님 아이들도 영화에 단역으로 출연까지 했다고 하니, 로케이션 투어를 왔다면 꼭 들러보길 추천한다. 우리는 머무는 동안 두 차례 방문했다.

오전 11시에 오픈하는데, 조금만 늦어도 대기줄을 서야 한다.





#모츠나베


언젠가는 한 번 먹어보고 싶었던 음식이었다. 곱창전골은 일본 후쿠오카 지방에서 처음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우리가 주문한 모츠나베는 된장 베이스였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고, 익었나 싶어 육수를 곱창 위에 끼얹다가 먼저 뜨거운 두부를 한 입 혀끝에서 녹였다. 다음은 메뉴의 근본 '곱창'이다. 곱이 풍성하게 붙어 있는 한 조각을 입안에 넣고 조심스레 턱관절을 움직였다. 와우! 이렇게 기름짐이 풍성한 맛이란! 이 맛에 모츠나베를 먹는구나 싶었다.


모츠나베(もつ鍋)를 먹을 때 사용하는 기본 육수는 지역과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가장 전통적인 기본 육수는 된장(미소, 味噌) 베이스이다.


모츠나베 육수 종류와 특징

1. 된장(미소) 베이스 - 가장 일반적이고 기본적인 스타일

깊고 진한 감칠맛이 특징

규슈(특히 후쿠오카) 지역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음

마늘과 고추가 들어가면서 진한 맛을 즐길 수 있음

2. 간장(쇼유, 醤油) 베이스

가벼우면서도 감칠맛이 좋은 스타일

간장 특유의 감칠맛이 육수와 잘 어우러짐

비교적 담백한 맛을 원할 때 선택

3. 소금(시오, 塩) 베이스

가장 깔끔하고 담백한 스타일

국물 맛이 가장 가벼우며, 곱창의 맛을 가장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음


결론: 기본은 된장 베이스!

• 후쿠오카 지역에서 유래된 전통적인 모츠나베는 된장 베이스가 가장 기본입니다.

• 하지만 간장 베이스도 흔히 볼 수 있으며, 최근에는 소금 베이스도 인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 담백한 맛을 원하면 소금, 감칠맛을 더 원하면 간장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담화실(베이커리카페)

소문난 집들은 왜 꽁꽁 숨어 있을까? 가까이 다가서야 소박한 간판으로 마중 나오는 곳. 안으로 들어서기 전에 외관 촬영을 하려 하니, 창문 안쪽 한 무리의 청년들이 환한 미소를 지으면 장난스레 손가락 브이(V)를 그려준다. 여유롭고 자연스러운 일요일 아침 9시의 스와다.


카페를 운영하는 늙은 부부는 얼핏 보아도 70은 족히 넘어 보였고, 주문을 받고 음식을 준비하며 주고받는 대화와 호흡이 '환상의 콤비' 같았다. 낡은 듯 골동품점 같은 엔틱스러운 공간. 잔잔하고 Jazzy 한 음악이 커피(코히)와 잘 어울리는 곳이다. 일요일 아침 9시 카페가 문을 열자마자 동네 청년회 모임, 젊은 커플 2팀, 혼자 오신 할아버지 한 분이 마치 지정석이 있는 듯 자연스레 자리를 잡는다. 비가 되었다가 눈이 되었다가. 바람이 불었다가 한다. 이런 날씨도 이제 익숙해졌다.


빗길을 달리는 차소리가 노이즈 캔슬링으로 들리고, 어디선가 구순한 담배냄새가 풍겨 온다. 아~ 이곳은 흡연이 가능한 카페였군. 일본에 도착하던 날 미리 끊어 놓았던 라운드 기차표가 폭설로 취소된 것을 역에 와서야 알게 되었다. 급하게 환불받고, 다시 기차표를 끊는데 가장 빠른 시간이 12시 33분이었다. 원래는 신주쿠역 근처에서 4시간 정도를 보낼 생각이었는데, 어찌어찌하다가 가미스와 역 근처에서 4시간을 머물게 되었고, 우리는 다시 이 카페를 찾았었다.




#지만야끼(풀빵?)


하모미술관을 나와 세탁소로 가는 길 중간에 위치한 곳으로 모양은 한국의 계란빵인데 맛은 부드러운 풀빵 같은 메뉴를 내어놓는다. 영화 촬영 중에 주인공 아이들이 맛있게 먹었다는 리뷰로 사람들이 찾고 있다. 잘 키운 콘텐츠가 도시를 먹여 살린다!





#후지미역 근처 멜론빵집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촬영 기간 중 이곳에 들러 멜론빵을 즐겨 먹었다고 한다.





#STARBUCKS


스와시에 와서도 여느 때처럼 로컬 스타벅스를 찾았다. 도시 안에 몇 곳이 있지만, 스와호 풍경이 멋스러운 곳으로 리뷰가 좋았던 곳을 버스를 타고 걸어서 접근했다. 그런데 가는 길이 도시에서 차량으로 접근이 불가능한 위치에 있었다. 낡은 철문을 열고 등산로 싱글 트랙 같은 길을 지그재그 오르듯 100미터가량을 오르니 건물 뒤편 공간이 나왔고 계단을 찾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우리가 찾은 스타벅스는 사실은 고속도로 변에 있는 스타벅스였고, 우리는 건물 뒤편으로 억지로 찾아간 것이다. 구글맵이 우리에게 이런 길을 안내해 줬다니 참 대단하다. 물론 다시 올라온 길을 따라 내려와야지 스와시로 갈 수 있었다.





#카라쿠라관(대욕장)


1873년 오카야에서 제사장업을 시작한 카타쿠라구미 중에서, 2대 카타쿠라 카네타로는 다이쇼 말기에 유럽, 북미 등으로의 시찰 여행을 다녀와서 지역 주민을 위한 복지 시설이 매우 충실한 것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현지의 스와 지방에도, 그런 시설을 만들고 싶다고 생각하고, 카타쿠라 가문 사람들에게 기금 80만 엔(현재의 수십 억 원)을 모아, 온천 대욕장과 사우나 등을 갖춘 문화복지 시설을 건설했다.


필자가 이용한 대욕실은 천연 온천수를 풍부하게 즐길 수 있는 대리석 구조의 욕조가 있었다. 100명이 한 번에 입욕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이와 110cm 깊이의 욕조가 있었다. 177cm 어른의 키로 일어서도 명치까지 오는 꽤나 깊은 욕조였다. 바닥에는 옥자갈을 깔아 발바닥에 기분 좋은 자극을 느낄 수 있다. 스테인드 글라스, 서양 조각상 장식이 유럽스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시모스와도서관


도시 여행의 필수 코스 가운데 하나는 '도서관'이다. 전원을 사용해 노트북 작업이 가능한 곳이다. 이곳에서 2시간 정도 머물며 여행 에세이 원고를 작성했다. 지역 주민들이 사랑하는 문화시설이라는 걸 이용자 연령대를 보면 금세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시골마을의 비슷한 고충이겠지만, 대중교통 연계가 쉽지는 않은 형편이다.





#하모미술관


멀리서 보면 유화, 가까이서 보면 털실로 짠 그림이 인상적인 미술관.



뜨거운 8월, 한 여름에 다시 보자 SUWA!


"동네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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