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a Marcella,

친절한 Napoli 여인, Biondi Antonella를 위해

by 동네소년

Cara Marcella,

사랑하는 Marcella에게


잘 지내고 있어요? 저는 한국에서 바쁜 일상을 보내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한국은 이제 봄이지만 아직도 아침에는 영하로 내려가는 날씨네요. 나폴리에는 봄꽃이 피었겠지요?


오늘 나폴리에서 홀로 막 공부를 시작한 제 딸 ’Saeyoung’에게 잊지 못할 일이 벌어졌어요. 놀라지는 말아요. 결말은 Happy Ending이었으니까요.


딸 아이가 마트에 장을 보러 가는 중에 휴대폰을 잃어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어요. 아시죠? 휴대폰이 없는 삶은 상상하기도 힘들잖아요. 그것도 낯선 타국에서 말이죠.


가방에 넣는다는 것이 그만 가방 밖으로 떨어졌나봐요. 전화기를 찾다가 없다는 걸 알아차린 딸이 당황해서 황급히 집으로 돌아와 저와 메신저로 통화를 했는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에 당황하는 딸 아이의 모습에 정말 마음이 아팠고, 한국에서는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어 황당한 상황이었습니다.


Marcella, 다행히 전화기는 찾았어요.

그 과정이 한 편의 짧은 드라마 같아요. 들어보세요.


제가 WhatsApp으로 잃어버린 Saeyoung의 휴대폰에 전화를 걸었더나, 어떤 중년 여성 분으로 느껴지는 목소리가 전화기 너머로 들려왔어요.


Si, ~~~~~~ 못 알아듣는 이탈리아어가 막 들려오는데, 마음 한편으로는 아~ 정말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는 이탈리아어는 Marcella가 알려준 인사말이 전부라 할 수 있는 말이 거의 없었어요.


수 많은 말들 사이에서 다행히 Via Duomo 264를 알아 듣고, 그곳에서 기다리신다는 거예요. 저는 딸 아이의 모습을 chatGPT로 번역해서, 어눌한 이탈리아 말로 통화를 계속했습니다.



"저의 딸아이는 단발머리의 작은 한국의 여자 아이랍니다."
"이름은 세영이고요."


"지금 알려주신 주소로 달려가고 있어요."
"금세 알아보실 거예요.. 나폴리에는 단발머리 동양 여자아이는 보기 드물잖아요."
"SSC Napoli 만세~"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런 말들을 전화기 너머로 외치며 통화를 계속했어요. 약 20분 후, 딸아이가 Via Duom 264 근처 길 건너에서 두리번 거리는 모습을 발견하고는 "Saeyoung! Saeyoung!" 부르며, 딸 아이를 알아본 거예요. 그때까지도 저는 그 분과 계속 통화를 이어갔어요.


마침내 전화기에서 딸아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눈물이 울컥 나오는 걸 겨우 참았어요. 정말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다. 딸 아이가 울먹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어요. 안도의 울음이었죠.


먼 타국에서 딸아이의 휴대폰을 지켜주신 수호천사 같은 Napoli 여인의 이름은 Biondi Antonella 라고 했어요. 카페와 식당가에 관광객들과 주민들이 몰리는 낮 12시, 나폴리 시내 한 가운데서 벌어진 이 광경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지켜보고 있었답니다. 그리고는 안도하는 딸 아이와 나폴리의 중년 여인를 향해 연신 엄지 척을 올려 보내주셨다고 해요. 또 길 건너 카페 사장님은 생수 한 병을 건내시며 진정하라고 마음을 내어 주셨다고 하고요.


Saeyoung과 저는 오늘 Napoli의 잊을 수 없는 따뜻함과 친절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Marcella,

저는 이렇게 오늘에 감사하며 잘 지내고 있답니다.

늘 건강하시고 평화롭기를 기도할게요.


한국에서 이영락 드림


제가 ChatGPT로 번역해서 외쳤던 이탈리아어 랍니다.

� Ci vogliono circa 10 minuti.

� Verrà una donna coreana con i capelli corti.

� Come faccio a riconoscerla?

� Un momento, per favore. Sto parlando al telefono.

� La incontrerà tra poco. Si chiama Seyoung.

� A Napoli è raro vedere una ragazza asiatica con i capelli corti, vero?

� La troverà tra poco.

� Aspetti un attimo, per favore. Sta correndo.


* Marcella는 제가 딸 아이의 이사를 돕기위해 나폴리에 잠시 머물던 에어비앤비의 72세 호스트랍니다. 짧은 기간 정말 많이 친해져서, Saeyoung의 나폴리 후견인이 되어 주시겠다고 먼저 말씀해 주시기까지 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