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패권(hegemony)을 차지하기 위해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으로 전쟁을 시작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당초 전초전 성격이었던 경제, 금융 및 관세전쟁에서 어느 누구도 이렇다 할 승리의 열매를 먹지 못한 상황에서 코로나가 창궐하면서, 잠시 휴전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예상과 달리 중국은 코로나를 상당히 잘 관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세계 맹주의 체면을 구기고 있다. 여기에 더불어 플로이드(Floyd) 사망사건과 이로 촉발된 시위(protest)는 트럼프의 재선에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100일 앞으로 다가온 재선을 위해 트럼프는 다양한 정치적 스킬(skill??)들을 발휘하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포틀랜드시(민주당 기반)에 연방 요원들을 보내 과격하게 통제하고 있고 이들을 시카고에도 보내려고 하고 있다. 트럼프는 민주당이 집권한 주(state), 시(city)가 특히 상황이 심각하며 연방정부의 통제를 따르지 않고 연방정부 자산들을 파괴하고 있다고 강력하게 규탄했다. 물론 이러한 프레임은 공화당을 결집시키려는 트럼프의 정치적 의도가 담겨있다. 공화당 연방정부와 민주당 지방정부 간의 다툼으로 포장(프레임)된 현재 이슈는 어느 정도까지 파급적으로 확산될지 가늠하기 어렵다.
포틀랜드 시위 현장에서 시민을 제압하고 있는 연방요원들(출처 : 구글 이미지)
미국이 잠시 주춤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기회는 지금이다."라고 판단하고 패권 경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홍콩에 대한 국가보안법을 제정하여 반중 인사들을 탄압하기 시작했고, 남중국해에 수천발의 미사일을 발사하고, 도련선(Island chain) 내 A2/AD(반접근, 지역거부) 전략을 현시하면서 미국의 자유롭고 개방된 항해를 억제하려고 하고 있다. 이에 트럼프는 Houston에 위치한 중국의 총영사관(consulate general) 폐쇄를 명령하면서 맞대응하고 있다.
기밀 문서를 소각하는 것으로 보이는 중국의 휴스톤 총영사관(출처 : 구글 이미지)
코로나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사망하고 세계경제가 침체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양보와 협력보다는 국익을 위해 움직이고 있는 현실 국제정치의 생리에 회의감이 들면서, 한 편으로는 향후 국제질서(international order)의 향방이 어떻게 변하게 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