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해외 입국자의 현실

격리면제서가 있어도 해야 하는 격리

 화요일 저녁 할머니의 부고를 받았고 여기저기 도움을 받아 수요일 오전에 할머니의 사망진단서를 받았다.

 인도적 목적의 격리 면제 신청에 필요한 서류는 생각보다 많다. 나는 온라인으로 접수해서 처리했지만, 부모님 세대라면 이것저것 챙겨서 영사관에 가는 것부터 어려울 것이다.

 주베트남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제시한 서류와 영사 24에 제시된 서류가 조금 다르다. 격리 면제 동의서, 가족관계 증명서, 사망진단서는 공통이고 베트남 대사관에서 요청하는 것은 항공권 예약 내역도 포함이다.

 결론적으로 내가 제출한 서류는 격리 면제 동의서 서식 2, 가족관계 증명서, 사망확인서, 항공권(E-ticket), 예방접종확인서, 격리 면제 동의서 서식 3, 여권사본이었다. 다행히 영사관에 서류 접수했다고 전화한 후 얼마 뒤 격리 면제서는 이메일로 받을 수 있었다. 오전에 바로 받았던 PCR테스트도 음성 확인서를 받았다.

 격리 면제서는 4부를 출력해서 인천 공항에 2부 제출하고 1부 제출하고 1부는 보관하라고 했다. 이런저런 서류들을 잘 챙겨 비행기에 탔고 인천에 도착했다.

 여기서 몰랐던 사실, 격리 면제서와 PCR 음성 결과지를 제출해도 바로 공항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나는 도착하자마자 광명행 첫차를 타고 KTX를 타고 이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격리 면제서를 냈더니 공항에서 pcr을 하고 대기하던가 임시 숙소로 이동해서 pcr을 받던가 해야 한다는 것. 공항에서 대기하면 최소 6시간에서 8시간, 임시숙소로 가면 1박 2일도 걸린다기에 공항에서 대기하기로 했다.

 오전 7시 PCR을 하고 생각의 방에서 대기를 시작했다. 해외 입국자 격리 공간이라고 마련한 곳이 딱 생각의 방 같았다.

 그래도 역시 빠른 민족이라 6시간까지는 안 걸리고 12시 30분쯤에 음성이라고 결과가 나왔다. 여권에 격리 면제자 스티커와 pcr제출 완료 스티커 등등을 붙이고 나오니 공항철도 탑승도 가능하다고 해서 공항철도를 이용했다.

 

 빠른 시스템 덕에 공항철도-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것 까지는 막힘이 없었다. 새삼 한국이 선진국임을 느낀 날이다. 다만, 격리 면제자여도 공항에서 대기해야 하거나 임시숙소로 가야 할 수도 있는 내용을 미리 알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대한민국 국민으로 입국해서 편리하고 좋았는데, 나중에 베트남으로 돌아갈 때는 얼마나 힘들지 벌써부터 힘들다. 우선 할머니 배웅부터 잘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