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빠와 스플랜더 하기
하노이에서 지난 봉쇄기간에 동네 주민들과 집에서 보드게임을 하면서 보냈다.
루미큐브, 다빈치 코드, 달무티 등의 게임만 집에 가지고 있었는데 우연히 스플랜더라는 게임을 알게 된 후 신세계를 보았다.
이렇게 재밌는 게임이 있다고?! 싶었다. 루미큐브를 잘하는 편이라고 자신했는데 루미큐브보다 훨씬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게임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친구가 빌려줘서 했던 거라 고민 끝에 한국에서 구입 후 항공 택배로 받아서 소장했다. 확장판도 있길래 확장판까지 한꺼번에 구입했다.
시간이 걸려서 받더라도 진품으로 구입하고 싶었기에 하노이에 파는 짝퉁들은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소장하게 된 후로 거의 맨날 하고 남편에게도 알려주고 같이 즐겼었다.
할머니 일로 한국에 들어오면서 가족들끼리 하면 또 재밌겠다 싶어서 사야 하나 고민하다가 사촌언니 집에 놀러가면서 결국 쿠팡에 주문을 하고야 말았다.
주문할 때 쿠팡에 내가 갖고 있는 오리지널 버전은 없어서 마블 버전으로 구입했다. 규칙이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인 진행방식은 같아서 한번 해보니 금세 적응했다.
사촌언니 집에서 한 번 하고 가져와서 엄빠에게 같이 게임하자고 했다. 처음에는 이게 뭐냐고 하던 엄빠도 규칙을 설명해주고 하니 금방 따라왔다.
부모님이 tv나 핸드폰이 아닌 같이하는 보드 게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걸 같이 할 수 있는 게 좋았다.
예전에 어디에서 부모님이랑 영상을 많이 찍어두라고 하는 글을 본 적이 있어서 게임하는 모습을 찍었다. 나중에 보면 다 추억이 되겠지.
엄마는 게임이 재미가 있었는지 아니면 아빠랑 셋이할 때 한 번도 못 이겨서 그런지 오늘 내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동생까지 껴서 하는 두 번째 판에 엄마가 한번 이기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웃기면서도 재밌었다. 역시 게임의 승리 앞에는 남녀노소가 없다. 돌아가기 전까지 엄빠랑 시간 많이 보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