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필로그

by 꿈꾸는오월

서른 번의 글쓰기가 끝났다.

이 작은 글모음에 에필로그를 쓰는 것도 부끄럽지만, 이상하리만치 무언가 해냈다는 느낌이 든다.


사실 처음 브런치에 글을 써 본 것은 2020년 9월이었다. 작년 가을, 브런치 팝업을 계기로 다시 시작하게 됐을 때, 나도 잊고 지냈던 4년 전의 글을 그때 보게 됐다.


그리고는 또 몇 개월을 쉬었다.

만났다 헤어졌다를 반복하는 지난한 연인들처럼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했던 것 같다.


오랜 기간 쉬었지만, 마무리하고 싶다는 마음에 작년 12월에 멈춘 글을 올해 4월에 다시 시작했다.

어떤 사람들이 매일 하나씩 글을 쓰고 한 달에 끝낼 때, 나는 계절이 세 번이나 바뀔 때까지 붙들고 있었다.

많이 부족하지만, 그리고 늦었지만 마무리했음에 만족하려고 한다.


소중한 시간을 내어 읽어주는 분들이 참 감사했다.

늦게 돌아와도 한참을 뒤처져있어도 이상하게 매번 글을 읽어주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았다.


언제 어디서 다시 시작하더라도, 모르겠다.

결국엔 그냥 어찌어찌 결실을 맺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못난이 사과도 은근히 수요가 있는 것처럼.

내 맘대로 햇빛도 더 보고, 모양도 이리저리 만들어 본 글들.


또 다른 못난이 사과를 키워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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