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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가장 값지게 만드는 단어는 ‘just’이다.

by 황금지기


원칙 밖의 욕망을 멈추는 횟수만큼 성장하고, 성장을 멈추지 않기 위해서는 손실 상태에서 실수를 인정하고 멈추어야 한다. 왼발과 오른발로 한 걸음씩 걷는 것처럼 시장은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는 확률의 세계이기에 가장 값진 단어는 그냥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just’이다. 투자는 기다림의 미학이며 기다림이 습관이 될수록 대응도 수월해지는 법이다. 자주 극점을 잘못 인식하더라도 전체의 극히 일부이면 아무것도 아니다. 그렇게 하루하루 흐르는 강물에 온몸을 맡겨보는 그런 삶이면 충분하다.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한다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영혼의 편지 - 빈센트 반 고흐>

어느 기자가 김연아 선수에게 물었다. “무슨 생각 하면서 몸을 푸세요.“ ”생각은 무슨 생각을 해요. 그냥 하는 거지." 탁월함을 추구하는 사람에게는 외적 동기부여는 필요 없다. 결국에 자신을 움직일 수 있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건강해지고 싶다면 그냥 걷는 것, 성실하고 꾸준하고 싶다면 그냥 하는 것, 그냥 기대치를 버리고,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행복해지고 싶다면 그냥 웃는 것, 투자를 잘하고 싶다면 그냥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하는 것이다. 삶을 가장 값지게 만드는 단어는 ‘just’이다.




성공적인 투자는 상황 대처 능력과 인내심이라는 말도 안 되는 조합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기회가 나타나면 곧바로 거머쥘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기회는 그리 오래 남아 있지 않기 마련이니까.

<찰리 멍거의 말들>

시장에서는 원칙을 세우고 기다릴 수 있는 인내심과 감각으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만족과 멈춤으로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대응력이라는 극도의 말도 안 되는 조합이 성공의 조건이기에 어렵고도 어려운 것이다. 사람은 입 밖으로 나가려는 말을 혀끝으로 삼키는 횟수만큼 성장하면서 현명해지게 된다. 투자자는 원칙 밖의 자리에서 사고팔고 싶은 욕구를 손끝에서 멈추는 횟수만큼 성장하면서 성공에 가까워지게 된다.




실수 없이 좋은 삶을 사는 건 불가능하다. 삶의 비결 중 하나는 실수를 감당하는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현실 부정을 고치지 못하면 망가지기 쉽다.

<찰리 멍거의 말들>

투자에서 실수를 감당하는 능력이란 두말할 나위도 없이 언제 어디서든지 틀릴 수 있음을 인정하고, 틀렸을 때 받아들이고 손실을 짧게 가져가는 태도를 의미한다. 열 번 중의 여섯 번을 맞출 수 있다면 훌륭한 투자자의 범주에 포함되는데도 현실을 부정하면서 버티면서 기도하고, 뇌동으로 이어지면서 결국 ‘한방’을 노리게 되는 대중의 행태로는 망가지질 않을 방법이 없다. 여름날에 날씨가 흐리면 우산을 가져가는 습관도 중요하겠지만, 예상치 못한 비를 만나면 우산을 챙기지 못한 실수를 인정하고 멈추고 그치기를 기다리면 된다. 서두르지 말되 멈추지 말아야 한다. 투자자가 멈추지 않기 위해서는 손실 상태에서 반드시 실수를 인정하고 멈추어야 한다.




시장은 진화한다. 진실이라 믿는 것들을 버려라. 실수를 줄여라. 될 수 있으면 최대한! 내 경험상, 성공 투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다수가 반복적으로 저지르는 실수를 피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투자는 확실한 게임이 아니라는 걸 내면 깊숙이 받아들이지 못한다. 애초에 투자는 확실할 수가 없다. 자본시장은 너무나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투자는 의학, 공학, 과학과 마찬가지로 ‘확률 게임’이다. 우리는 의학과 관련해 그렇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처방이나 시술의 위험을 알고 있다. 잘못됐을 때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지지 않으리라고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어떤 이유에선지 우리는 투자할 때만은 절대적인 결과를 얻기를 원한다. 이런 욕망으로 인해 심각한 실수가 발생하는 것이다. 실수를 안 할 것 같다는 생각은 오산이다. 자신이 실수한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투자를 많이 해보지 않았거나 착각에 빠진 것이다. 최장기간 최고였던 투자자도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어떤 장기투자자라도 그가 내린 결정이 70% 이상 옳은 적은 없다. 그 정도 수준으로라도 올라갈 수 있다면 여러분은 살아있는 전설이 될 것이다.

<투자의 배신 – 켄 피셔>




7가지 ‘아집’ ‘독선’ ‘뇌동’ ‘추격’ ‘성급함’ ‘초조함’ ‘서두름’을 극복하면서, 7가지 ‘이겨놓고’ ‘결대로’ ‘세워 놓고’ ‘여유롭고’ ‘덤덤하게’ ‘천천히’ ‘또박또박’ 그렇게 한 박자 느리게 살아보는 게 진정한 가치 있는 삶일 것이다. 잘난 척, 잘하는 척, 고수인 척하게 했던, 그렇게 뇌동과 추격의 사슬에 갇혔던 ‘서정적 태도’라는 알을 깨고, 강자와 약자를,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했던, 그렇게 투자를 멈추게 했던 ‘이기적 태도’라는 또 다른 알을 깨야 한다. 모든 사람은 나무와 같고, 삶의 과정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기가 어렵기에 행복하기보다는 불행하기 쉬우므로 자신에게 잘해 주면서 사는 게 진정한 의미 있는 삶일 것이다. 사람에게 행복의 조건은 너무 많고, 불행의 조건은 한 가지로도 충분하므로 만나는 모든 사람을 잘해 주어야 한다는 것, 모든 사람은 각자가 나무이므로 인정하면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것만 행할 수 있다면, 스스로 그리할 수 있다면, 우리가 그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참 좋은 세상이 될 것이다.




급락이 나오면 우리의 둥그런 두뇌는 불안한 나머지 나서서 뭔가를 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은 조정 타이밍을 포착하는 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직감에 이끌려 싸게 매도해놓고 거래 수수료만 더 내고 미래 수익을 포기하게 되기 쉽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가장 적극적인 전략이다. 사람들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항상 쉽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다. 직감이라는 강력한 충동을 이겨낸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거기에 대한 보상이 주어지는 것이다. 석기시대 이후 바뀐 게 없는 우리 두뇌는 신체적 위험에 대한 대응에는 소질이 있을지 모르지만, 형편없는 투자 매니저 역할을 하는 여러분의 투자 직감을 통제하는 것도 똑같은 그 뇌라는 사실을. 우리는 누구나 쉽게 탐욕과 공포, 후회와 과신, 그리고 석기시대 두뇌에 굴복하기 때문이다.

<투자의 배신>




「안나 카레니나」에서 톨스토이가 첫 소절에 적었던 '행복한 가정은 고만고만하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이다'라는 구절처럼 (유리한 방향이나 반대 방향이나) 어떤 방향이든 박스를 만들면서 흔드는 작은 파동에서의 확률은 고만고만하다. 반면 쉬운 파동은 제각각이지만, 쉬운 파동 즉 충격파(진폭을 채우는 강한 파동)가 나올 확률은 유리한 방향이 높으므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유리한 방향으로만 반복하는 게 훨씬 낫다. 왼발과 오른발로 한 걸음씩 걷는 것처럼 시장은 ‘좋았다가, 나빴다가’를 반복하는 확률의 세계다. 그러므로 아닐 때 멈출 수 있으면 충분하다. 데이트레이딩에서 있어서 (아무도 알 수 없지만) 하루하루 평균 진폭을 채우는 강하고 쉬운 파동은 늘 존재하기에 시장과 조화로움에서 답을 찾아가면 된다.




이게 다 야구 때문이다. 멍하니 지켜보다 삼진아웃으로 물러나는 허망한 모습이 성급함을 너무 많이 자극했기에 우리는 그냥 잘 기다리지 못한다. 타자가 높은 공에 자주 배트가 나간다거나, 낮은 공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면 타율이 낮을 수밖에 없게 된다. 고타율의 비결은 단지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속구(유리한 방향)를 공략하는 것이고, 존을 통과할 때 결대로 세워 놓고 쳐야 고타율을 유지할 수 있다. 대응이 까다로운 변화구가 아닌 속구를 노리고, 높거나 낮은 볼이 아닌 존에 들어왔을 때 결대로만 배트가 나갈 수 있다면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할 것이다. 야구에서 고타율이란 3할 이상을 의미한다. 결국 10번 중 3번만 안타를 칠 수 있다면 성공하는 투자자가 된다. ‘대응의 예술’ 고만고만한 7할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제로 귀결되며 가야 할 길은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번째 길은 ‘기다리고, 진입하고, 자르고, 챙기고, 갈아타는‘ 과정을 반복할 수 있도록 감정을 죽여가는 과정이 바로 투자자의 공부다. 아닐 때 손실을 기꺼이 받아들이면서 자르고, 갈아타고, 챙길 수 있도록 감정이 흔들리지 않는 과정이 바로 투자자의 성장이다. 맞을 때는 겁 없는 초보가 오히려 유리하겠지만, 아닐 때도 태만이기에 준비되지 않는 투자자는 얼마 가지 못하고 사라지게 된다. 즉 ’대응의 예술‘ 대응의 기술을 끌어올리는 길이다. 두 번째 길은 워런 버핏이 “스트라이크 존을 77개로 나눠놓고 공이 좋은 곳으로 오게 된다면 타율은 4할이 되고 안 좋은 곳으로 오게 되면 2할을 치게 된다고 했다. 주식은 야구와 달리 삼진아웃이 없으므로 수천 개의 기업이 있는 기업 중 잘 아는 기업만 골라 취하면 되는 것이다."라고 제시했다. 삼진아웃이 존재하는 야구와는 달리 무한히 기다릴 수 있는 곳이 투자의 세계이기에 기다림만 전제된다면 훌륭한 투자자가 될 수 있다. 투자는 기다림의 미학이며 기다림이 습관이 될수록 대응도 수월해진다.




‘사물의 전개가 극에 달하면 반드시 반전한다'라는 물극필반(物極必反)이 세상사 이치이듯 파동은 등락하므로 등락대응(騰落對應) 하는 자는 마침내 고진감래(苦盡甘來)에 이를 것이나, 여전히 뇌동추격(雷同追擊) 하는 자는 언제나 사필귀정(事必歸正)의 세상 이치에 한탄할 뿐이다.

등락하는 파동에서 언제든지 극점을 잘못 인식할 수는 있으되 그것이 전체의 극히 일부이면 아무것도 아니다. 투자자는 모름지기 절대 파산하지 않으면서 무한 반복할 수 있는 자신만의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고, 종잣돈(seed money) 증가 = 수익금 증가로 이어지는 가장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세상에 인간의 감정만큼 믿지 못할 건 없기에 감정을 철저하게 배제할수록 시스템은 완벽해진다. 시장에서는 인간의 ’똑똑함‘만큼 부질없는 것 또한 없기에 어설픈 지식에 의지하는 것보다는 꾸준함을 믿고 반복할수록 시스템은 자신과 혼연일체가 된다. 자신이 반복하는 시스템이 바로 원칙이다.




이상만 있는 현실은 무책임하고, 이상이 없는 현실은 암울할 것이다. 행복은 작은 일에서도 찾아낼 수 있지만, 그것을 발견했을 때는 어느새 손을 떠나버리고 만다. 그래서 행복이 사라지기 전에 충분히 느껴야 한다. 네잎클로버 ‘행운’을 찾기 위해서 뽑아버린 세 잎 클로버 ‘행복’이라는 사실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을까.

<동화 파랑새>

유리한 방향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정답을 찾는 게 아니라 (객관식 문제처럼 정해진 답을 찾는 구조가 아니기에) 확률적 우위를 찾는 게임인데 존재하는 것은 관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인간의 행위 역시도 관성의 또 다른 이름인 습관에서 쉽게 벗어날 수 없지 않은가? 인간은 기대치가 높아 쉽게 행복할 수 없기에, 확률적 사고가 취약한 뇌 구조를 가졌기에 이 게임은 구조적으로 어려운 것이고, ‘it’s not easy’의 구조를 가질 수밖에 없다. 시냇물이 흘러서 가면 넓은 바닷물이 되듯이 그렇게 하루하루 흐르는 강물에 온몸을 맡겨 바다에 닿아 자신만의 요트를 띄우는 그런 삶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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