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재생: 김광민, <지금은 우리가 멀리 있을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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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한 관계.

한 관계가 생활과 정체성, 정서 조절까지 동시에 떠안으며 지나치게 많은 역할을 감당하고 있었다. 관계중심적이지 않은데 유일한 관계만 있는, 그 하나가 전부에 가까운 특이한 구조였다.


그래서 문제는 단순한 거리감이 아니었다. 삶을 이어주던 연결선이 통째로 끊어지며 삶의 구조 자체가 흔들리고 말았다.

다행인 점은 시간은 늘 성실하게 흐르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한 곳에 몰려 있던 역할들은 조금씩 나뉘어 가고 삶은 여러 연결을 찾아보려 다시 움직이기 시작한다. 깎고 자르는 시간을 통과하며 삶의 구조가 재조정되고 있다.


음악을 재생할 때마다 삶도 재생하기를 바라며.

“같은 강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 -헤라클레이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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