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1.1
새해 첫날이라고 해서
마음이 반드시 가벼워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또렷해지는 것들이 있다.
미뤄두었던 생각들,
늘 곁에 두고도 제대로 바라보지 않았던 질문들.
나는 늘 바쁘게 살아왔다.
손에 쥔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내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그래서인지 새로운 시작 앞에서도
습관처럼 속도를 먼저 올리려 했다.
그런데 오늘은
조금 다른 자리에 서 있는 느낌이 든다.
더 앞서가기보다
지금 서 있는 곳을 먼저 확인하게 된다.
무엇을 더 가져야 할지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차분히 세어보게 된다.
숨을 들이마신다.
생각보다 호흡이 깊다.
심장이 규칙적으로 움직이고
햇빛은 변함없이 창가를 비춘다.
아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 괜찮은 하루다.
올해는
급하게 증명하지 않기로 한다.
서둘러 결론을 내리지 않기로 한다.
대신
어떤 구조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지,
무엇을 지키며 무엇을 내려놓을 수 있는지
천천히 배워보려 한다.
이 글은 다짐이라기보다
확인에 가깝다.
나는 지금 이 자리에 있고,
숨을 쉬고 있으며,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상태라는 것.
새해 첫날을
이 정도의 온도로 남겨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