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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재호 Nov 14. 2021

소통을 위한 공간의 가치

커뮤니티형 공간 플랫폼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고객 또는 이해관계자와의 소통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브랜드 체험공간, 커뮤니티 공간,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이 생겨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비대면이 일상화되고 디지털 기술 기반의 온라인 소통이 대세이지만, 물리적 공간을 통해 직접적인 소통의 강점을 무시할 순 없다. 기업과 단체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고 공간에서의 체험을 통해 이해관계자의 로열티를 높이는 옴니채널 형식의 브랜드 커뮤니티 공간의 중요성 또한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영학자 필립 코틀러의 저서 ‘리테일 4.0’에서는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운 역할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사람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고 소속감과 생활방식을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놀이터로서 공간을 찾는다. 공간은 경험하는 장소가 되며 단순히 가야 하는 곳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인식 전환된다.’

국내에서는 청년 고용문제 해결을 위한 정부의 정책적인 창업지원 강화, 혁신적 비즈니스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소셜벤처 또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 증가, 기업의 기술혁신과 오픈 이노베이션에 대한 니즈의 확대 등으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창업, 협력 및 융합의 문화가 확산하면서 공간 플랫폼이 확대되는 추세다. 유형은 다양하다. 기업형 공유오피스로는 위워크와 패스트파이브, 창업 지원형 공유오피스로는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가 운영하는 프론트원, 아산나눔재단의 마루 180, 서울시의 대표적인 창업지원기관인 서울창업허브 등이 있다. 특히 루트임팩트가 성수동에서 운영하는 헤이그라운드, 소풍의 카우앤독, 서울혁신파크 등은 소셜벤처 코워킹 스페이스로 잘 알려졌다. 또한 기업들이 운영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공간으로는 현대차의 제로원, 한화 드림플러스 등이 있다.

이외에도 지역에서는 로컬라이즈 군산, 통영 리스타트 플랫폼, 제주 낭그늘, 커먼필드 춘천 등이 대표적이다. 전국적으로 공유형 공간 플랫폼은 다양한 목적으로 다수 운영되고 있으며 단순 공간 지원형, 창업 지원 제공형, 협력 및 네트워킹형 등의 형태에서 로컬, 메이커스, 환경, 문화예술 등 공간운영 목적에 따른 컨셉이 다양화 및 복합화되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공간 플랫폼에도 성공 공식은 있다. 단순 공간지원이나 집적된 오피스 기능을 넘어 비슷한 관심사와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이 커뮤니티를 이루도록 하고, 서로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언제든 온라인 비대면으로 만날 수 있는 상황에서 특정한 물리적 공간에 모인다는 것은 그 공간이 주는 차별화된 매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명확한 인큐베이팅이나 액셀러레이팅 혹은 투자 연계 등 구체적인 프로그램이 없이 공간만 지원하는 일반적인 창업지원공간이나 코워킹 스페이스는 포화상태라 할 수 있다. 특정 분야의 사회문제를 창의적, 혁신적, 협력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커뮤니티 기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창업지원형 공간 플랫폼인 프론트원은 민관합동 청년창업기업 지원 센터로 지난 2020년 설립됐다. 프론트원은 은행권청년창업재단의 복합 창업 생태계 허브인 디캠프를 중심으로 여러 액셀러레이팅 기관들이 함께 조성한 대규모 복합 창업지원 공간이다. 디캠프, 롯데액셀러레이터, 신용보증기금, 신한퓨처스랩 등 120여 개사가 입주해 있다. 디데이 입주심사를 통해 선발된 기업은 기본 6개월에서 최장 1년까지 입주가 가능하다. 1층과 3층 사이에 있는 네트워킹 공간에서는 로비, 카페, 전시공간, 구내식당, 공용 오피스가 있으며 창업 공간을 제외한 19층과 20층에는 복지공간인 피트니스, 샤워 및 수면실, 다목적홀, 옥상라운지가 있다. 프론트원은 기업의 성장 단계별 종합 금융지원과 함께 투자, 컨설팅, 교육, 해외진출 등 창업 전 분야를 패키지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대학, 전문 교육기관과 연계해 채용·성장지원 프로그램, 전문 멘토와의 만남인 오피스 아워, 지자체 공공임대주택을 활용한 주거공간 등으로 입주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프론트원과 더불어 아산나눔재단이 청년 창업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2014년 개관한 마루 180은 초기 창업가와 스타트업 등에 사무공간과 네트워킹, 투자, 교육 등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7년간 240여개 팀이 입주했으며 평균 입주 경쟁률은 19대1로 치열하다. 설립 후 5년 이내의 기업으로 직원 수 최대 8인 이하면 입주 지원 가능하며 입주 기업은 최대 1년간 사무공간 지원을 받는다. 사무용 가구 일체가 제공되며, 회의실, 휴게실, 수면실, 샤워실, 등도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 또한 입주 기업이 회계, 세무, 법무, 보안 등 창업 조기 어려움을 겪을 때를 대비해 세무대행 서비스인 자비스, 번역 플랫폼 플리토와 같은 전문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전문가 매칭 프로그램인 ‘마루 커넥트’를 통해 업계 전문가 및 선배 창업가로부터 일대일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입주 스타트업 직원들의 상호 교류와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수시로 네트워킹 모임 등이 열리며 격월로 입주민 전체가 모이는 타운홀 미팅도 개최된다.

현대차정몽구재단 또한 올해부터 ‘미래와 혁신에 투자하여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해 기여’ 한다는 재단의 새로운 방향성을 실현하기 위해 ‘환경을 테마로 하는 미래세대의 커뮤니티 공간’을 준비 중이다. 재단의 공간은 환경 관련 글로벌 아젠다, 과학과 기술, 창업과 혁신 등 환경 관련 현재와 미래의 인재들이 소통하고 협력을 통해 전지구적 이슈인 환경관련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공간, 즉 환경관련 사회문제 해결의 커뮤니티 플랫폼이 될 것이다. 또한 지난 10년간 재단의 창업지원 사업인 H-온드림 오디션이 육성한 250여개의 온드림 펠로우의 네트워킹 공간이자 H-온드림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활용될 것이다. 더불어 재단의 헤리티지와 비전, 사업을 대중들과 소통하는 브랜드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도 할 것이다.

공익 재단은 사회와 끊임없이 소통하고 우리 사회문제 해결의 창의적인 솔루션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현대차정몽구재단은 환경이라는 근원적인 사회문제에 대해 재단이 어떻게 기여할 것인가에 대해 공간플랫폼을 통해 전문가집단, 체인지메이커, 사회혁신가, 그리고 시민과 함께 고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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