콤플렉스라는 그림자 들여다보기
내가 말하기 전까지 잘 모르는 신체의 비밀을 하나 이야기하려 한다. 나는 태어나기 전부터 왼손이 탯줄에 꼬여 기형적인 모양의 손가락을 가지고 세상에 나왔다. 새끼손가락은 짧았고, 두 번째 세 번째 손가락이 붙어 있었다. 또한 신체의 비대칭으로 인해 오른팔이 완전히 올라가지 않는다.
일상은 대부분 문제없다. 하지만 불쑥 어떤 순간들이 찾아온다. 지인이 "너 손가락 되게 짧다"라고 말할 때, 높은 곳에 있는 물건을 집으려 손을 위로 뻗을 때, 그때마다 나는 잊고 있던 사실을 다시 확인한다. '아, 맞다. 난 조금 달랐지..' 생각해 보니 사진을 찍을 때도 무의식적으로 오른손으로만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사실 늘 애매하다. 사전에 따르면 장애란 신체 기관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한다. 그런 의미에서는 나도 해당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일상에는 대부분 문제없다. 불편을 크게 느끼지도 않는다. 그래서 장애라 부르기도, 비장애라 말하기도 어딘가 어색하다. 나는 그 경계 어딘가에 있는 듯하다.
이런 순간이 반복될수록 신기하다. 나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믿으면서도, 사실은 늘 의식하고 있던 것 같다. 콤플렉스는 그림자 같은 것이다.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는 그림자.하지만 그 그림자가 내 삶의 기능을 멈추게 할 수는 없었다. 나는 이 손으로 타자 500타를 치고, 피아노도 치고, 카페에서 커피도 야무지게 내린다. 새끼손가락이 닿지 않으면 네 번째 손가락이 더 빠르게 움직이면 되고, 오른팔이 안 올라가면 왼팔을 올리면 된다.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다른 방법으로 채우면 그만이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누구나 그렇지 않을까. 각자 저마다의 불편함이나 콤플렉스를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은 세상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방법을 찾아낸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잘 산다.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오히려 더 무던하고,단단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