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토요일 밤의 열기(1977)" 속에서 보인 당시 사회
*<이번 글은 영화 리뷰보다는 영화 속에서 보인 사회의 모습 분석입니다>
주로 영화는 제작된 시기의 영향을 많이 받기 마련이다. 영화가 보여주려는 시선이나 가치관이 당시의 분위기나 시대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고 유행하던 문화나 어투 또한 그대로 묻어난다. 그러나 영화를 통해서 새로운 유행이나 문화가 형성되는 경우는 적다.
70년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은 대체로 넓은 나팔바지와 장발 펌, 덥수룩한 수염, 그리고 바로 디스코이다.
70년대를 설명할 때 디스코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위와 같은 문화를 주도한 것은 단연 디스코였고 어찌나 인기가 많았던지 사람들이 디스코에 질려서 음반들을 불태우는 그런 사건이 있었을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젊은 문화를 주도하는 것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돌 음악으로 대표되는 K-Pop인 것처럼 이 당시는 디스코였다.
'토요일 밤의 열기'는 당시의 77년도 개봉작으로 다스코에 절어있던 70년대 일반 서민들의 패션, 유흥문화, 젊은이들의 가치관과 고민들을 담아낸 영화로 시대상을 정확하게 포착하여 생생하게 재생하고 있었다. 하나의 사료적 영상기록물과 같은 느낌을 띄기도 한다.
그러나 오직 그 점에서만 이 영화가 호평을 받는 것은 아니다. 당연히 지금은 60대 중후반이 된 당시의 젊은이들의 호기와 방황에 대해 넓은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성공하여 각자 가지고 있었던 젊은 날들을 회상하고 공감하는 하나의 청춘물로서 상당한 성취를 이루어낸 작품이다.
그 언제보다 개방적이었던 그때
보수는 옛것을 지키자는 기조에서부터 시작되고 진보는 기존의 것에서부터 탈피하여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는 이념이다. 젊은 청년의 시각에서는 보편적으로 보수의 이미지는 폐쇄적이고 낡은 구닥다리의 것들이 연상되지만 진보는 새롭고 신선하며 보다 정의로움이라는 가치를 위해 노력하는 깨어있는 사람들이 연상된다. 그리하여 현재를 기준으로 80년대, 90년대는 자유가 보장되어 있지 않은 그런 통제로 가득한 세상이 연상된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보이는 70년대는 지금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서구권 한정이다. 우리나라는 당시에 진짜 자유가 제한당하던 나라였기에). 젊은 세대들은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지고 본인들이 좋아하는 꿈은 쫓아가고 있었으며 아직까지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은 동성연애 또한 특별한 연출 없이 넘어가는 모습을 보자니 현재만큼이나 개방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