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문화원 소장사료로 본 평택이야기
(정정)보통학교 학도용 한문독본 권3
백여 년 전 평택공립보통학교(현 평택성동초등학교) 3학년생인 안종윤 학생은 이 책을 통해 한문을 배웠다. 바로 ‘(정정)보통학교 학도용 한문독본 권3’이다. 이 한문독본은 보통학교 학생들이 한문을 배울 수 있도록 주로 논어와 맹자 등 고전에서 가려 뽑은 글에 구두점을 찍어놓은 것이다. 이 중 권3의 내용은 사기, 중용, 맹자, 대학 등의 글에서 추려 실었다.
평택문화원에서 소장하고 있는 이 한문독본 표지 안쪽에는 ‘평택공립보통학교 제3학년생 안종윤’이라고 적혀 있어 이 책의 주인을 알려 주고 있다. 그리고 책에는 두 가지 주소 도장이 찍혀 있는데 내지 첫 장과 마지막장에 경기도 진위군 성남면 울성리(현 지제동 울성마을 일대) 주소 도장이 찍혀있으며, 내지 두 번째 장과 내지 중간에 경기도 진위군 병남면 지제리(현 지제동) 작은 주소 도장이 찍혀있어 이 책의 주인의 거주지가 평택이었다는 것을 추측할 수 있다. 또한 이 책에는 대정3년(1914년) 11월 4일가 날짜 기입 돼있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전 주소인 성남면 울성리와 개편 후 주소인 병남면 지제리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아 사용 시기가 1914년 전후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내지에는 군데군데 연필로 메모하였으며 -에, -을, -이요, -므로, -라며 등을 넣어 말하기 쉽게 표시하였다.
1910년대에는 근대로 접어들며 특권계층의 전유물이었던 교육은 보편화되고 평등화를 지향하면서 보통학교를 비롯하여 중·고등학교가 신설되었고 이에 걸맞는 교육체제 및 내용을 담을 수 있는 교과서가 필요했다. 천자문과 사서삼경 등을 배워 한문의 체계와 그 곳에 담긴 사상을 배우게 하는 것이 전통적 한문교육 방식이었다면, 근대식 한문교과서인 한문독본은 중요글자나 단어, 문장을 초록해서 재편하여 한문이 가지고 있는 사상적인 부분 보다 한자를 빠르게 익히기 위한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근대식 교육방식으로 변화 한 것이다.
이렇듯 ‘(정정)보통학교 학도용 한문독본 권3’은 전통적인 교육환경이 근대적으로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평택의 모습도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사료이다.
*이 글은 2015년도 지역신문에 연재 기고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