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콩 냄새와 맛집으로 내가 원픽한 강릉
10화
강릉은 우리 가족에게 ‘쉼표’ 같은 도시다.
삶이 버거워질 때마다, 마음이 어딘가 멀어질 때마다
우리는 이 도시로 향했다. 바다 냄새가 코끝에 닿고,
커피콩 향이 골목마다 스며드는 곳이 참 좋다.
아이들 어려 함께 갔을 땐 또 그만의 매력이 있었다.
해변에서 모래를 밟으며 뛰놀던 아이들의 웃음소리,
아이스크림을 손에 쥐고 서로 먹어보겠다고 입 벌리던 초등학생 시절.
그 웃음 하나에 피로가 녹아내렸고,
바다 위로 비치는 햇살까지도 더 반짝여 보였던 것 같다.
하지만 두 부부가 함께 갔을 때는
그와는 또 다른 온기가 있었다.
서로의 말 한마디에 묻어나는 이해,
묵묵히 건네는 커피 한 잔의 온도,
그리고 말없이 걸어도 괜찮은 그 평온함.
그건 오랜 시간 함께 걸어온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조용하고 깊은 행복이었다.
초당비스트로는 늘 그 자리에 있었다.
고소한 커피 냄새, 두툼한 스테이크,
그리고 따뜻한 볶음밥 위 반숙 달걀의 노른자까지.
입맛 까다로운 내가 접시를 싹 비워내자
남편은 웃으며 말했다.
“오늘은 네가 제일 잘 먹네.”
그 웃음 속에는 말하지 않아도 아는 위로가 있었다.
식사 후 우리는 경포해변으로 향했다.
끝없이 이어진 바다와 하얀 파도,
그 앞에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났다.
피식피식 새어나가는 내 모습에 나도 놀랄 정도로 행복했던 것 무조건적인 내편이 있어서였을 것 같다.
남편이 내 손을 잡고 말했다.
“여긴 올 때마다 네가 조금씩 달라져.
예전보다 훨씬, 편안해 보여, 잘 웃고 잘 먹고, 조잘조잘
말도 많이 하잖아”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 바다는 늘 나를 회복시켰다.
힘들었던 날들, 무너졌던 마음들,
다시 웃게 만들어준 건 늘 이 강릉의 공기였다.
커피콩 냄새와 바람,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참 맘에 드는 곳이다.
그날의 우리는
사진 속보다 훨씬 더 행복했다.
햇살은 부드럽고, 마음은 가벼웠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나는 또 이 이야기를 쓴다.
우리의 강릉, 우리의 위로, 우리의 쉼표를 말이다
강릉 참 좋다.
여행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