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어머니

변수가 늘 존재하는 우리 집 이야기

by 지숙수담

23화.


어머님의 생신 주간, 토요일부터 화요일까지 3박 4일 동안 어머님은 오랜만에 외박을 나오시게 되었다.

남편이 토요일부터 월요일 오전까지 함께하고,

시누이가 남은 시간을 케어한 뒤 요양원으로 모셔다 드리기로 결정되었다.

모처럼의 가족계획이었고, 다들 조심스럽지만 기대하는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토요일 저녁,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남편의 직장 상사 가정에 부고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남편은 부득이하게 조문을 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전화기 너머로 전해진 남편의 목소리는 침착했지만,

그 속에는 조급함과 미안함이 함께 섞여 있었다.


“당신이 잠깐 교대해 줄 수 있을까?”

남편의 말은 조심스러웠지만, 부탁보다는 책임의 무게가 느껴졌다.

나는 다음날 주일 특송이 예정되어 있었기에

즉답을 하지 못했다.

사람들 앞에서 노래해야 하는 긴장과 부담,

며칠째 이어진 피로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그날만큼은 아무 일 없이 집에 가서 쉬고 싶었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주일 예배를 마친 오후 12시 반.

남편에게서 다시 전화가 왔다.

그의 말투는 여전히 차분했지만,

교대를 부탁하는 뉘앙스는 더 선명했다.

나는 잠시 침묵했다.

몸은 피곤했고, 마음은 복잡했다.

그냥 못 들은 척, 모른 척하고 싶었다.


결국 남편은 아버님께 어머님을 부탁드리고

자신의 일을 다녀왔다고 했다.

일은 그렇게 일단락되었지만,

서로의 마음에는 알 수 없는 찝찝함이 남았다.


누구의 잘못도 아니었다.

다만, 늘 그렇듯 예상치 못한 변수가

우리의 평범한 하루를 흔들어 놓았을 뿐이다.

그날 저녁, 나는 문득 생각했다.


“가족이란, 변수를 감당하며 살아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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