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돌아온 나의 어머니
24화. 집으로 돌아온 나의 어머니
1년 반 만에 어머님은 집으로 돌아오셨다.
그토록 바라던 자신의 집,
그리워하던 냄새와 공기,
손끝에 익은 문손잡이와 찬장의 온도를 다시 느끼며
어머님은 조용히 말씀하셨다.
“내가 우리 아들, 이제 그만 고생시켜야지.”
그날 어머님은 오랜만에 설레셨다.
요양원 문을 나서는 발걸음은 가벼웠고,
식당에서 가족과 함께한 점심시간에도 웃음이 피어 있었다.
남편과 아들이 함께 팔을 잡고 집으로 향할 때,
그 표정엔 오래된 그리움과 안도감이 묻어 있었다.
밤이 찾아오자,
어머님은 서랍을 조심스레 열어 통장을 꺼내셨다.
한 장, 두 장, 천천히 넘기며 금액을 확인하시고
다시 넣었다 꺼내기를 반복하셨다.
그 모습은 어쩌면
마음 한편 남아 있는 ‘엄마의 책임감’이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어머님이 또 추억 속 여행을 떠나셨구나.” 하고 조용히 바라보며 미소지어보는 걸로 마음을 전했다.
3박 4일,
그 시간 동안 어머님은 참 묵묵하셨다.
낯선 듯 익숙한 집 안에서
밤마다 깊은 잠을 이루지 못했고,
변비로 인해 몸도 마음도 불편하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집이 제일 좋다.”는 말씀만은 잊지 않으셨다.
어머님의 76번째 생신은 그렇게 흘러갔다.
크게 웃지도, 많이 울지도 않았지만
그 자리에 있었던 남편과 아들은
자신의 마음 한켠을 꺼내어
조용히 어머니를.. 아내를 바라보았다.
우리는 또 하루를 잘 버텼고,
서로의 마음이 조금 더 단단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