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개미소리로 흔들립니다
18화. 마지막화
— 연습실에서, 그리고 예배당에서 —
대학원 강의가 오전으로 끝난 날이었다.
오랜만에 오후 찬양단 연습에 참여할 수 있었다.
몸은 조금 피곤했지만,
“오늘은 꼭 가야지.”
마음은 오히려 더 반가웠다.
그런데 막상 연습실에 들어서자
내 몸은 내 마음을 따라주지 못했다.
음정은 미묘하게 흔들리고,
박자는 자꾸만 반 박자씩 늦어졌다.
결국 나는 그날 레슨을 받는 자리까지 가게 되었다.
우리는 매달 연습 영상을 영상실에서 찍어
찬양단 단톡방에 공유한다.
그날도 어김없이 영상이 찍혔다.
문제는 내가 음정과 박자를 놓쳐 같은 부분을 여러 번 반복 연습하던 장면까지 편집 없이 그대로 송출되었다는 것이었다.
반주자 집사님이 말했다.
“아니… 이걸 왜 편집 안 하고 그냥 보내요?”
연습에 나오지 않던 메인 싱어 집사님은
“그 부분 계속 안 돼서 반복하는 거 보고 웃었어요.” 하고 말했고, 나는 그 순간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연습하러 와서 안 되는 부분을 연습하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인데, 그 장면이 그대로 노출되고, 웃음의 소재가 되는 순간, 그게 왜 그렇게도 마음을 찔렀는지 모르겠다.
부끄러움과 민망함, 서운함과 억울함,
그리고 말하지 못한 감정들이 연습실 공기 속에 묘하게 엉켜버렸다.
우리는 그렇게
서로의 감정선을 한 번씩 건드린 채로
찬양의 문을 다시 열었다.
나는 그날,
주일을 은혜로 시작하고 싶었다.
그런데 마음은 이미 흐트러져 있었고,
언짢음과 불편함이 섞인 채로 주일 오전 예배에 앉아 있었다.
찬양을 부르는데,
내 마음은 전혀 찬양의 자리에 있지 않았다.
입술은 가사를 따라가고 있었지만
속은 자꾸만 전날의 장면으로 돌아갔다.
그날의 예배는 내가 망쳐버린 예배 같았다.
예배가 끝나고 혼자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제야 기도했다.
“주님…
제가 주님께 올려드리는 찬양이
이런 모양이라 너무 죄송합니다.
사람의 말에 흔들리고, 사람의 시선에 상처받고,
정작 주님은 제대로 바라보지 못했습니다.”
그 기도는 울음도 아니고, 탄식도 아니고,
그저 가만히 흘러내리는 고백 같은 기도였다.
나는 오늘도 개미소리 집사다.
연습실에서도 흔들리고, 예배당에서도 흔들리고,
사람들 말 앞에서 자주 작아지는 사람이다.
그런데도
그 흔들림 한가운데서
나는 다시 주님께 돌아와
“죄송합니다”라고 말할 줄 아는 사람.
그것 하나로,
오늘의 나를 다시 믿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