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도 개미소리로 숨습니다
17화.
나는 오늘도 개미소리로 숨습니다.
그리고, 다시 나아갈 용기를 구합니다.
그날, 나는 연습에 빠졌다.
누가 시킨 것도, 누가 뭐라 한 것도 아니었다.
그냥…
갑자기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분명 며칠 전까지만 해도
찬양 축제의 여운이 남아 있었고,
주님 앞에 흘렸던 감사와 기쁨이 가득했는데
어느 순간
그 자리 자체가 너무 무겁게 느껴졌다.
“이 정도면 괜찮아.”
“그래도 나름 열심히 했잖아.”
스스로를 달래며 나름의 핑계를 붙여보았지만
진짜 문제는
연습을 빠진 것 자체가 아니라
그날부터 마음이 숨어버렸다는 데 있었다.
개미소리 집사,
조용히 찬양하던 나는
갑자기 한 줌의 자신감도 남지 않은 사람처럼
구석으로 들어가 버렸다.
무리한 일정,
너무 바쁘게 움직이던 몸,
그리고
“나는 잘하고 있을까?”
“내가 기대했던 나에 못 미치는 건 아닐까?”
하는 현실의 무게가
한꺼번에 덮쳐왔다.
열심히 하다 보면
누구나 성취감이 생기는 법인데
나는 반대로
열심을 낼수록
기대에 못 미친다는 실망과
내 한계를 알아버린 것 같은 허탈함이
더 크게 밀려왔다.
현타.
그 말밖에 설명할 수 없었다.
“나는 잘할 수 있을까?”
“다시 주님 앞에 서도 괜찮을까?”
“내 목소리로 찬양을 드려도 될까…?”
작고 찬찬했던 마음이
어느새 쪼그라들어
주님 앞에 서는 일마저 두려워졌다.
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아주 작은 소리로
다시 나를 부르시는 주님의 음성도 들렸다.
“괜찮다.
네가 온 자리면 된다.”
찬양을 크게 잘하든,
음정을 흔들리게 부르든,
자신감이 넘치든,
오늘처럼 가슴이 울렁거리든—
주님께 중요한 건
내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오려고
한 걸음을 떼는 마음이라는 걸
나는 다시 알고 있다.
그래서 오늘,
숨은 자리에서 조용히 기도한다.
“주님,
다시 나아갈 용기를 주세요.
잘하진 못해도,
흔들리더라도,
작은 목소리라도
주님 앞에 다시 서고 싶습니다.”
나는 오늘도 개미소리 집사다.
때론 숨고,
때론 두렵고,
때론 무너져도
결국 다시 주님께 돌아오는 사람.
그 작은 걸음을
주님은 기다리고 계신다는 걸
나는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