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세 치매어머니와 나누는 이야기가 소멸 될까봐 이곳에 박제한다
107세의 우리 할머니가 “00는 왜 안 와?” “우리 집엔 언제 가?”라는 말을 한자리에서 수십 번 반복하는 것도 그의 기억에 사람과 공간에 대한 그리움이 인쇄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김진해 지음 <<말끝이 당신이다>>중에서
순자씨는 나의 시어머니다. 평생을 아들과 함께 사셨고, 노년에 잠깐 독립하셨었다. 2021년 12월 24일 몇 년간의 자취생활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오셨다. 어설프게 넘어졌는데 고관절이 골절되었다. 두차례에 걸친 전신마취 수술 후 고집센 어린아이가 되셨다. 우리의 재동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나는 오랜 직장생활을 막 끝낸 상태였고, 순자씨는 87세였다. 처음 6개월은 독박 간병, 다음 6개월은 주간보호센터와 가정보호 그리고 1년은 치매센터, 다시 동거. 1년 8개월은 시간제 방문요양보호사, 다시 7개월차 주간보호센터와 단기센터로 돌봄중이다. 수술이후 보행보조기를 밀고 걷는다. 지금은 종일 기저귀를 차고 있는데 낮에는 소변을 가리지만 대변은 기저귀에 눈다. 밤에는 기저귀 2개를 채운다. 세끼 밥(주로 누룽지 끓인 것)은 꼭 드셔야 하고, 집에 있을때는 종일 먹을 것을 찾는다. 깨어있는 동안엔 누군가 옆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사람을 찾아다닌다. 직장을 은퇴한 아들과 며느리가 함께 동거하며 돌보고 있다. 혼자서는 먹는 것, 입는 것, 배설 어느 것도 불가능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