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j Mar 17. 2024

덕후의 일기

요즘 미니멀 라이프, 비우며 사는 것이 대두되고 있다고 하지만

옛날 고대 역사부터 지금까지 유형의 물건이나 무형의 대상을

애착하거나 수집하고 계속 알고 싶어 파고드는 것은 인간의 본성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흔히 '덕후'라고 하면 애니메이션, 만화, 연예인과 같은 장르를 장기간 동안 좋아하며 

관련 활동이나 굿즈 구입 및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며, 서브 문화의 일종으로 받아들이고 어떤 이들은

놀림의 의미가 섞인 단어로 상대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나는 '덕후'는 어떤 분야의 '마니아'이자 '전문가'라 생각한다.

자신이 덕질하는 분야만큼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닌 데 자발적으로 구입하고 

관련 새로운 소식이나 지식을 업데이팅하고, 특히 다른 사람에게 덕질하는 분야를 설명할 때 빛나는 눈,

마치 그 분야의 교수같이 지식(정보)을 전파하는 모습이란...

확실성과 자신감은 덤이다. 

무엇보다 덕질하는 동안 행복해 보인다. 


우리 모두는 '덕후'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돈, 시간, 에너지를 쓰며 무언가를 덕질한다. 

가방, 옷, 신발, 부동산, 우표, 장난감, 책과 같은 유형의 것을

하나라도 좋아하고 수집하고 항상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업데이팅하는 경우도 그렇다. 

유형의 것이 아니고 무형의 것, 예를 들어, 여행, 등산, 카페, 맛집, 예술, 운동 등과 같은 체험이나 

특정 지식을 좋아하고 지속적으로 체험을 수집하거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이러한 덕후적 면모는 취미나 여가생활이 되어 나에게 일상의 기쁨을 주기도 하고

때때로 덕후의 활동, 일명 '덕질'이 미래의 나의 직업이나 새로운 경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덕질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여러 분야를 동시에 덕질할 수도 있고, 

시기에 따라 덕질 대상이 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재밌다. 

그리고 덕질은 함께해서 더 즐겁다. 

나 혼자 하는 덕질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나와 비슷한 분야의 덕후들 간의 공감은

나의 덕후 생활을 한층 더 풍요롭게 한다. 


브런치에 가끔이나마 이렇게 글을 쓰는 것도 글쓰기라는 나의 또 다른 덕질의 시작이라 볼 수 있겠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